“TV홈쇼핑 시장은 성장기를 지나 이미 성숙기에 진입했습니다. 바뀐 사업 환경에 맞게 모든 비용과 지출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할 계획입니다” (강말길 LG홈쇼핑 부회장)
“저비용을 기조로 수익성 향상에 힘쓸 것입니다. 상권과 지역에 맞는 차별화된 매장구성과 전 점포 흑자를 실현해 수익성을 강화하겠습니다.” (황경규 이마트 사장)
“지역 최고의 매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상권을 관리하겠습니다. 매출액 20% 성장과 함께 경영 전반의 낭비 요소를 제로화 한 ‘하이-점프 2004’ 원년을 만들겠습니다.”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
“올해 전자상거래 분야는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볼륨보다는 수익률 위주의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고정가 판매 방식 등 다양한 수익 극대화 전략을 펼치겠습니다” (이재현 옥션 사장)
2004년 갑신년을 맞는 유통업계의 각오는 어느때보다 비장하다. 이는 각 채널별 대표 경영자의 신년사에 그대로 배어 있다. 신년사에서 빼놓지 않은 두가지 화두가 바로 ‘저비용 구조의 정착’과 ‘수익률 향상’이다. 유독 비용을 강조하는 것은 작년보다 사업 환경이 결코 녹록치 않음을 잘 보여준다.
실제 이들 기업이 보는 올해 내수 경기는 잘해야 작년 수준이다.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지만 서비스 지표와 직접 관련 있는 소비 심리는 여전히 ‘엄동설한’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중국 등 세계 경제가 ‘활황 무드’에 진입하면서 수출이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겠지만 내수가 살아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그동안 유통산업은 지나치게 ‘외형’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외형이 기업의 사세와 규모를 보여주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결국 대표 서비스 업종인 유통분야는 안팎의 변화된 환경에 또 한번의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먼저 TV홈쇼핑·할인점·인터넷 쇼핑몰 등 ‘신유통 3인방’은 그동안 쌓았던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내실을 다져야 한다. 승승장구했던 TV홈쇼핑은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진입했다. 홈쇼핑사업을 ‘캐쉬 카우’로 종합 유통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미래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을 견인해 왔던 인터넷 쇼핑몰은 올해로 8년째를 맞지만 여전히 수익성면에서 불안전하다. 시장 규모는 괄목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흑자 고지는 멀어만 보인다. 인터넷몰은 올해 꼭 흑자경영 기조 정착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또 인터넷은 더이상 호기심 차원의 새로운 유통 채널이 아니다. 이미 하나의 소비 채널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아직도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의 갈등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이제는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시너지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자동차·가전·컴퓨터 등 각 분야에서 산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를 공론화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백화점 매출을 앞지르면서 일약 ‘유통 지존’으로 등극한 할인점도 재도약을 준비해야한다. 재도약을 위한 할인점의 최대 과제는 매장당 수익률 향상이다. 사실 할인점의 성장세는 신규 점포의 급증에 따른 것이었다. 출점 경쟁을 이제는 수익률 경쟁 구도로 바뀌어야 한다.
이와함께 유통·물류산업은 올해 무선인식(RF ID)·m커머스·t커머스 등 각 분야 인프라를 바꿀 수 있는 새 서비스를 눈앞에 있다. 지난해 민·관이 함께 주도로 시작된 첫 전자태그(RFID) 시범사업도 올해부터 닻을 올릴 전망이다. 이밖에 TV홈쇼핑이 주도하는 t커머스와 인터넷 쇼핑몰을 발판으로 하는 m커머스 등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를 신규 서비스를 유통 분야의 ‘미래 동력’으로 활용하느냐 여부는 올해의 사업 성과 여부에 달려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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