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내장 일체형TV 판매 부진

업계, "내년 일체형 대세…마케팅 집중"

 셋톱박스를 내장한 일체형 디지털TV 판매가 지지부진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은 하반기들어 셋톱박스를 내장한 일체형 TV를 경쟁적으로 출시했으나 전체 디지털TV판매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일체형 TV판매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및 LG전자의 경우 PDP TV 및 프로젝션 TV 판매물량 가운데 일체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채 안되며, 디지털 TV 전체 시장에서는 5∼6%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나 전자랜드 등 전자전문점의 판매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디지털TV 수요가 연초에 비해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일체형 디지털 TV의 판매도 서서히 늘고 있지만 절대적인 판매수량 자체가 월평균 수백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들 유통업체가 판매하는 디지털TV 물량이 월 평균 2000∼3000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기껏해야 10%대에 불과하다.

 이처럼 일체형 디지털TV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TV 전송방식에 대한 논란이 지리하게 지속되면서 전송방식 변경시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분리형을 소비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셋톱박스를 내장한데 따른 가격상승 및 디지털방송 콘텐츠 부족에 대한 우려도 일체형TV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디지털 TV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17% 정도의 증가율을 보여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지만 디지털방송 논쟁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일체형보다는 분리형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21 관계자는 “가격이 많이 내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디지털TV는 수백만원대의 고가제품인데다 디지털TV 전송방식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어 디지털TV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라고 말하고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분리형을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업체들은 그러나 내년에는 디지털TV 전송방식 논쟁이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나면 일체형 디지털 TV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일체형에 마케팅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종근 LG전자 DDM 사업본부 영상제품연구소장은 “올해엔 일체형 디지털 TV의 실판매가 부진해 셋톱박스와 TV를 따로 판매하는 전략을 펼쳤지만 향후 내장형 제품이 대세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일체형 제품에 마케팅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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