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학·연 나노기술(NT)계의 역량을 총 집결시켜 낙후된 국내 NT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지난 23일 대한민국 NT연구계의 새로운 구심체로 공식 출범한 사단법인 나노기술연구협의회의 초대 회장으로 추대된 임한조 아주대 교수(56·전자공학과 연구정보처장)는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말문을 열었다.
임 회장은 대학(서울대 물리학)시절부터 줄곧 결함 및 계면물리, III-V족 반도체물성, III-V 족 반도체 소자, 광자결정(Photonic Crystal) 등 물리학에 정통한 나노분야의 거장이다. 그러나 각각 다른 뿌리를 두고 있는 국내 산·학·연 나노 전문가들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다른 문제라는 얘기다.
임 회장은 우선 우리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피지기를 해야 백전백승’이라는 의미이다. “무엇보다 나노분야의 기술 인력과 수요를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할 작정입니다. 우리가 어느 수준인지를 알아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책을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협의회가 나노기술 전문가들의 ‘구심점’인 만큼 저변 확대도 임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중 하나다. 나노기술을 국가적 기반기술이자 핵심 기간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신진 나노연구자를 집중 양성, 두터운 연구개발자 층을 형성하는게 중요하다는 것. 그는 이를 위해 협의회 인력풀을 활용, 박사과정에서부터 집중적인 나노교육을 수향하는 교육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임 회장은 나노기술의 대중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NT가 오래전에 6T중 하나로 중요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돼왔지만, 아직 대중적 인식도는 크게 낮다는 판단이다. 협의회는 이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나노 관련 정보서비스에서 협력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이 부분에서 임 회장은 나노대중화를 위한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의회가 어떻게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우리나라 나노기술의 발전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한뒤 “산·학·연 등 국내 모든 나노기술 전문가들에게 협의회의 문호를 개방, 명실상부한 NT구심체를 만들어 우리나라가 조기에 NT강국으로 가는데 주춧돌을 놓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노기술은 물리, 화학, 생물, 전기, 전자, 기계, 수학 등 모든 학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종합 예술이다. 따라서 물리학자인 임 회장이 협의회를 통해 각기 색깔이 다른 전문가들을 어떻게 하나로 아우르며 한국 NT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나갈지 그에게 거는 기대가 사뭇 크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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