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업계 서비스 업그레이드 각축

케이블TV, HD채널, VOD 확산 나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서비스 상품으로 한 판 붙자.”

 올 한 해 치열한 가격인하 마케팅 경쟁을 펼쳤던 유료 방송업계가 신년에는 고품질 방송 서비스로 진검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케이블TV 사업자가 디지털 방송의 개시로 주문형비디오(VOD) 상품 확산에 본격 착수하고 스카이라이프는 개인영상저장장치(PVR)를 선보이는 등 양 진영이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내걸고 가입자 유치에 나선다. 이같은 전략은 국내 유료 방송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케이블TV, 양방향 서비스 시동=위성방송에 비해 양방향 서비스에 유리한 광동축혼합(HFC)망을 보유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이미 미국에서 성공한 VOD 상품 공급에 적극적이다. 현재 스카이라이프가 제공중인 PPV(Pay Per View)는 가입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한 뒤 일정 시간 공백이 있고 시청 도중 이를 중단할 수 없는 일방향성 서비스다.

 반면 복수SO(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 등이 내년 초 실시할 월정액형주문형비디오(SVOD)는 주문 즉시 실시간 시청은 물론 되감아보기, 일시정지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다.

 씨앤앰은 SVOD와 함께 스카이라이프의 24시간 고선명(HD) 채널에 대응한 HD전용 채널 개국도 준비중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자사가 공급중인 디스커버리를 비롯한 해외 유수 HD 전문 채널과 HD 콘텐츠 수급 방안을 협의중이다.

 ◇스카이라이프, 서비스 업그레이드 지속=케이블TV보다 먼저 PPV, 데이터방송, HD 전용 채널 등을 선보인 스카이라이프는 내년에 케이블TV의 추격에 대응한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고심중이다.

 우선 SO의 실시간 VOD 공세에 맞서 PVR 서비스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PVR는 셋톱박스나 TV 본체에 내장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통해 비디오재생기 없이도 최대 30시간 가량의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는 저장장치로 기존 PPV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현재 제공중인 HD 전용 채널도 내년 중 최소 1개 이상 추가할 예정이며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 스포츠 등 인기 장르의 자체 채널 운영도 구상중이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와 방송을 결합한 단순 번들 상품 외에 이들 두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셋톱박스 개발에도 착수했다.

 ◇전망=이처럼 진화한 유료 방송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디지털 셋톱박스, HDTV 등의 보급과 긴밀하게 연관됐다. VOD, PVR, HD전용채널을 막론하고 신규 서비스를 즐기려면 내장형 또는 외장형 셋톱박스를 반드시 구비해야 한다.

 따라서 케이블TV 사업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t정부와 연계해 디지털 셋톱박스 조기 보급을 꾀하고 있으며 스카이라이프도 수신기 저가 공급 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다.

 또한 진정한 고화질 디지털 유료방송을 만끽하기 위해 필수적인 HDTV 보급이 최근 논란이 극에 달한 디지털TV 전송방식의 해결 여부에 따라 그 확산 속도가 판이하게 갈릴 전망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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