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의 디자인하우스 상화마이크로텍이 코스닥 등록 후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자,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엠텍비젼·토마토LSI·코아로직 등 반도체 설계분야 장외기업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투자자들의 지나친 관심으로 업무가 마비되는 것은 물론 장외에서 너무 높은 가격에 주식이 거래 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급증하는 투자가들의 방문과 전화에 몸살을 앓고 있을 정도.
22∼23일 공모를 실시하는 엠텍비젼(대표 이성민)은 장외 시장에서 주식이 5만원선에 거래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사업개발부 정상만 차장은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일시적인 분위기에 편승해 이상 폭등 현상을 겪고 있다”며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아 안정적인 주가를 형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2분기 등록이 유력시되고 있는 코아로직(대표 황기수)과 토마토LSI(대표 최선호)도 마찬가지다. 양사는 각각 카메라폰 컨트롤 IC와 LCD구동 IC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토마토LSI의 김정훈 과장은 “개인 투자가보다는 창투사와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이 상화와 엠텍의 뒤를 이을 기업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아로직 김윤섭 경영기획실장은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설계 등 기술력을 겸비한 기업을 목말라 하던 외국인들의 문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한편 상화마이크로텍(대표 이길용)은 지난 5일 공모가 5500원에서 시작해 첫날 100% 상승한 1만1000원으로 시초가가 정해진 이후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3만원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길용 사장은 “외국인 투자가들이 회사를 방문해 실사를 하는 등 치솟는 주가에 대한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며 “주식 물량이 없는 가운데서도 계속 주가가 오르고 있어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증시전문가는 “상화마이크로텍이 과거 C&S테크놀러지와 아라리온 등 1세대 반도체 기업처럼 등록 초기에 주목받았다가 실적 저조로 외면 받는 현상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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