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해외거점 "벤처 으뜸 도우미"

수출 계약·투자 유치 등 잇따라 성사

 해외 거점을 이용한 벤처기업 지원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21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21개 민간 해외거점을 통해 133개 기업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결과, 수출계약 819억원, 투자유치 18억원, 현지법인 및 사무소 설치 18건, 해외전시회 참가지원 58건 등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성과는 해외에서 검증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가진 민간 컨설팅 및 마케팅 업체를 선별, 현지화된 지원풀을 구축한데 따른 것으로서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 기업들의 생존전략에 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외 거점화 사업은 지금까지 당국이 창업 등에 초점을 맞춘 직접 지원을 탈피하고 사업화 및 판로개척 등 시장중심의 간접지원으로 선회하면서 대두된 지원방식이다. 중진공은 앞으로 이 사업에 정책적 역량을 강화해 벤처기업이 해외진출시 겪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함으로써 소기에 성과를 끌어내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휴대형 키보드 전문인 플렉시스는 지난 7월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정한 미국의 유통전문 마케팅 회사인 엔크로스벤처파트너스와 손잡고 현지 대형 유통업체인 컴프USA와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불과 5개월만에 2억원 규모의 수출실적을 올렸고 현재는 PDA용 키보드에 대한 공급을 협의중이다.

 수입에 의존해왔던 치과용 수복재료를 국산화한 베리콤은 해외 전시회 참가와 국내 벤처캐피털의 미국지사를 활용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베리콤은 하반기에 멕시코의 전시회에 참가, 약 2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앞두고 있고 미국시장을 겨냥해 한국기술투자의 미국지사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미국 식약청(FDA) 승인을 획득하면 약 50만달러 이상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중진공이 133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벤처기업은 해외진출 방식으로 대다수가 수출(88.2%)을 꼽아 단기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향후 지속적인 성과를 일궈내기 위해서는 현지 법인 및 자사 설립, 투자유치, 기술협력 등의 추진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진출 국가를 보면, 중국(25.0%)이 가장 많았고 일본(23.4%), 유럽(17.2%)이 뒤를 이었다. 중국시장은 최근 벤처기업협회가 조사한 벤처기업 실태조사에서도 미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진출시 가장 필요한 것은 ‘시장조사 및 정보제공’과 ‘현지 마케팅’ 등이었고 연간 소요비용은 5000만∼1억원이 가장 많았다. 소요비용 가운데 ‘마케팅 분야’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해외진출에 성공하기 위한 적정기간으로 절반 정도가 2년∼5년을 꼽아 중장기적인 접근전략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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