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산업별 결산](4)정보사회-IT투자 동결 `직격탄`

 ◇정보시스템·서비스부문=기업들이 정보기술(IT) 투자를 동결하거나 삭감함에 따라 올해 정보시스템 및 서비스 업계는 전반적으로 암물한 한해를 보냈다. 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 구축사업과 철도청 차상신호시스템 구축사업을 제외하고는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부문의 정보화 사업들이 잇따라 축소 또는 연기됐다.

 특히 국방부가 사업자 선정을 끝난 수백억원대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 개발사업을 연기한데 이어, 군 정보화사업의 개발방식을 종전의 민간 주도에서 군 주도로 바꾸기로 결정해 커다라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대형업체와 중견·중소업체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지속됐으며, 대형 업체 중에서도 ‘빅3’를 제외한 일부 업체들은 공공 SI시장 축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중대형 컴퓨팅 하드웨어(메인프레임 및 유닉스 서버)의 경우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지난해에 비해 1% 내외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추산된다. 비록 소폭이지만 시장 자체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만큼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했으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중견 이하 기업들의 부침이 심했다.

 기술적으로는 아이테니엄을 비롯한 ADM 옵테론처럼 64비트 범용칩 시장의 진영이 갖춰졌고 PC클러스터가 어느 해보다 부각됐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스토리지 시장은 서버 보다 가격 경쟁이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매출액 기준으로 두자리 이상의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계 역시 경기 침체의 한파를 벗어 나지 못했다. 산업자원부 중소기업 IT화 사업, 정보통신부 소기업 네트워크화사업 등에 힘입어 매출증대기조를 유지해온 국산 ERP업계가 관련 사업의 부실화로 말미암아 크게 흔들리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업체들은 기업의 IT 총보유비용(TCO)을 절감해주는 솔루션을 내세워 새로운 수익창출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패키지 소프트웨어업계는 잇따른 인수 합병으로 떠들썩했다. 대표적인 국산 소프트웨어업체인 한글과컴퓨터를 프라임산업이 전격 인수하면서 경영권이 프라임으로 넘어갔고 웹에디터전문업체인 나모인터랙티브는 세중그룹이 인수하면서 사명을 세중 나모인터랙티브로 변경하고 세중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다만 보안업계는 작년의 부진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연초 터진 인터넷대란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보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상반기에는 민수 중심의 수요가 늘어났으며 하반기에는 공공기관 정보보호수준제고사업이 실시되면서 공공기관의 구매가 이어졌다.

 ◇콘텐츠부문=온라인 게임이 전체 게임은 물론 콘텐츠 산업의 주인공이 된 한 해였다. 국내시장 규모만 약 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해외 로열티 수입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에 이어 ‘리니지2’를 성공시키면서 세계적인 게임개발사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뮤’를 서비스하는 웹젠도 코스닥에 황제주로 떠오르며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네오위즈, NHN, 플레너스 등 게임포털 3강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게임시장의 파워그룹으로 등장했다.

 반면, PC게임, 아케이드게임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각각 1000억원과 3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는 데 그쳤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파동은 게임업계 최대 이슈가 됐다. ‘리니지2’는 ‘15세이용가’에서 ‘18세이용가’로 등급이 수정돼 등급 기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게임업체 CEO들이 영등위 심의에 대한 항의 집회에 나서는가 하면 영등위 관련 공개토론회도 잇따라 열렸다.

 인터넷 콘텐츠 분야에서 올해 다음, NHN, 네오위즈, 지식거래소 등 대형 포털들의 시장지배 구조는 더욱 굳건해 졌다. KTH, SK커뮤니케이션즈, 하나로드림 등 주요 통신포털도 기존 선도포털의 입지를 위협하며 ’3강’진입을 목표로 혈전을 벌였다. 2004년도엔 주요 통신포털의 유무선통합 포털전략이 전면 대두되면서 시장경쟁의 정점에 놓일 전망이다.

 지난 7월 SK텔레콤의 무선망개방 약관승인을 계기로 시작된 무선망 개방은 연말까지 포털들의 이동전화망 연동이 원활하게 뚫리지 못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무선망 개방은 내년에도 진행형 이슈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온라인 음악시장은 음반사들이 음악서비스 업체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 본격적인 공세를 펼치면서 일년내내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수많은 소송이 제기됐으며 대부분 ‘벅스’를 향했다. 네오위즈를 필두로 포털업체들이 온라인 음악에 속속 뛰어들어 시장의 판도변화를 주도했다. 한편, 소리바다 운영자를 처벌할 수 없게 된 한국음반산업협회가 소리바다 사용자 50명을 검찰에 고발해 큰 논란을 낳기도 했다.

  <정보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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