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산업 `오염 제로`에 도전

유한킴벌리 `디지털 날염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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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노동 집약적 업종이자 대표적인 3D업종으로 분류됐던 염색 업종이 첨단 IT기술과 접목한 ‘디지털날염’으로 탈바꿈하며 ‘오염물질 제로(0)’에 도전하는 새로운 친환경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염색 공정은 한 장의 샘플을 만들어내는 데만도 평균 15일 동안 12명 정도가 매달려야 했다. 특히 대부분의 공정에서 다양한 화학약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다량의 폐수를 배출,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다.

 그러나 최근 IT기술이 발달하면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경제성도 함께 살릴 수 있는 친환경 염색기술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여성용 생리대로 유명한 유한킴벌리는 최근 개발한 ‘디지털날염’ 기술로 경제성과 친환경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디지털날염이란 디자인에서 날염까지 공정을 완전히 디지털화함으로써 잉크젯 프린트를 이용해

무(無)필름, 무제판으로 날염하는 방식. 기존 공정에 있던 제판 공정이나 다량의 물, 염료사용 공정을 제거해 폐수 및 오염 물질을 95% 이상 줄이는 획기적인 청정생산기술이다.

 보통 12명의 생산인력이 보름 동안 2∼3번의 실패를 거쳐 한 장의 샘플을 만드는 재래 방식에서 단 한 명이 하루 만에 작업을 마칠 수 있다는 것도 디지털날염 기술의 장점이다.

 잉크젯 프린팅 시스템을 이용해 제품 설계, 색상 조정, 염료 배합 과정이 모두 디지털 방식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의도한대로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원단, 색상과 정밀한 무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작업한 디자인의 데이터 보관 및 관리가 용이하며 필요한 원단분량만 정확하게 출력할 수 있다.

 기존 날염 공정은 디자인 샘플 제작시 필름 및 스크린 제작 등 많은 공정과 장시간이 소요되지만, 잉크젯 날염 시스템은 디지털 방식에 의해 색상 및 디자인 변경을 쉽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판에 의한 날염공정으로는 불가능한 미묘한 색조표현이 가능, 다양한 디자인을 단기간에 처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가 원하는 이미지를 스캐닝 또는 디자인하여 이를 적절히 변화 및 수정한 후 프린터로 전송, 디자이너가 임의로 이미지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주덕영)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의 김재연 박사는 “새로운 친환경 기술인 디지털날염 기술이 사양산업으로 간주돼온 기존 염색시장 구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주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섬유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한킴벌리의 문수진 박사는 “단축된 제조 공정을 통해 획기적인 자원감축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폐수 등 오염 배출물의 95% 이상을 감축하는 등 디지털날염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날염 기술은 전통 산업의 첨단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