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시아브로드밴드프로그램(ABP)이 구체화되면서 아시아지역 IT허브 주도권을 놓고 우리나라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일본이 UN 아태경제사회이사회측에 아시아하이웨이, 횡단철도 등과의 연계추진을 제안하면서 육로망 구축계획을 드러냄에따라 대규모 투자에 따른 초고속인터넷 표준과 지역 전자무역 활성화 등의 주도권 다툼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중국과 기가급 초고속선도망 구축을 추진중이다.
일본이 국제기구인 아태경제사회이사회와 연계해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면 지역정보화 격차해소와 아울러 정치·경제는 물론 IT의 리더십을 확보할 가능성도 커진다.
노부유키 타지리 일본 총무성 종합통신기반국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와는 이미 협력체제에 합의했으며 한국, 태국과도 협력키로 했다”며 “지역내 정보통신기술 활용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벌써 지역국가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일본의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인프라 투자를 감행함에따라 동북아경제중심을 목표로 한 우리나라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특히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트랜스유라시아네트워크(TEIN)의 말레이시아 확장을 통해 동남아와 유럽을 잇는 허브역할을 한다는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저케이블망이 아닌 육로망을 구축한다면 아시아 각국에서 국내망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통부측도 “아시아지역 인프라 투자에 따른 수요가 발생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면서도 “일본과 IPv6 등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나 인프라 구축에 따른 주도권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IPv6 등 차세대 인터넷 분야에서 우리보다 앞서가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 인터뷰 - 김학수 UN 아태경제이사회 사무총장
―논의중인 대형 프로젝트는?
▲일본의 도쿄와 후쿠오카부터 시작해 부산, 서울, 평양, 베이징, 하노이, 이스탄불 등을 연결하는 아시아하이웨이(AH) 1번 도로 등 47개 노선을 계획중이다. 북한측도 부산-시베리아 횡단철도보다 AH에 더 관심을 보였다. 중국도 쿤밍과 미얀마, 캄보디아를 연결하는 AH구축에 관심이 높다. AH프로젝트는 내년 연차 총회에서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와 중국간 가스관을 연결하는 사업과 8개국이 참여하는 횡단철도 사업도 적극 추진중이다.
―일본측의 제안은?
▲아시아브로드밴드프로그램(ABP)과 연계 추진을 제안해 왔다. 2005년까지 1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AH나 부산-시베리아 횡단철도 구축과 함께 광통신망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은 통신망 구축에 따른 각국과의 협의를 국제기구인 ESCAP에 요청했다. 일본의 ABP는 아시아지역의 경제통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일본측은 이를 세계정보화정상회의에 제안할 것으로 안다.
―아시아지역의 정보통신환경 구축을 위해 추진중인 과제는?
▲IT분야에서는 위성을 이용한 정보활성화가 방법이다. 위성기술국과 빈곤개발국을 설치해 정책을 검토중이다. 국가간 위성과 주파수 조정에도 관심이 있다. 이를 위해 향후 통신장관회의 등을 개최해 조정에 나설 생각이다.
◆ 김학수 UN 아태경제이사회 사무총장
김학수 UN 사무차장겸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 사무총장(65)은 한국인으로서는 유엔 최고위직(서열 3위)에 오른 인물로 UN의 아태지역 경제사회 정책을 관장한다. 외교통상부 국제경제담당 대사를 지낸 김 총장은 2000년 7월 ESCAP 사무총장 부임후 환경, 복지, 정보통신분야 등 사업에 일대혁신을 주도했으며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새마을 운동’을 수출해 호응을 얻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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