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7200억 규모 프로그램 물량 `부담`
12월 첫날 주가가 급등하며 11월 이후로만 5번째로 ‘800선 안착’을 시도했다.
종합주가지수는 1일 11.21포인트(1.41%) 오른 807.39로 장을 마쳐 80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주가지수가 800선 안착을 시도하는 것은 지난 11월 이후로만 이번이 5번째다. 코스닥시장은 2.20% 오름세를 나타내 상승폭이 더 컸다.
최근 발생했던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 요소가 진정 기미를 보인데다 연말을 맞아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시장참가자들은 800 안착과 상승추세가 이어지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월 월간 주가 흐름이 내년 연간 시장 전체를 대변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800선 안착에 성공할 경우 연말·연초에 즈음해 안정적이고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수차례 800선 등락을 거듭했지만 이보다는 전고점인 820선 근방에서의 저항에 더 주목해야 한다”며 “주가가 지그재그식 흐름속에 저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지만 프로그램 매수잔고가 많이 쌓여 있다는 점은 수급상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1조7200억원 규모다. 다음주 9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수급 부담은 증가한 셈이다.
대우증권은 12월이 내년 전반의 긍정적인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는 시기라고 예상했다. 또 카드채 와 재계 수사 파문 등 내부 악재들이 소멸 단계에 있어 추가적인 주가 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원은 “통상 12월은 새해에 대한 전망이 집중되는 시기로 이런 내용은 주식시장에 선반영될 수 있다”며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내년도 경제전망이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점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해외시장의 변수가 800선 안착과 추가 상승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점쳤다. 나스닥 2000선 돌파와 같은 해외 이슈가 부각된다면 국내 증시도 안정적 상승추세를 이어가겠지만 미국 시장에서 적정주가 논란이 계속된다면 국내 증시 역시 지루한 800선 공방을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미 중심의 해외 모멘텀 발생 여부가 국내 주가지수가 전고점을 넘어서기 위한 사실상의 유일한 모멘텀”이라며 “해외시장 안정이 확인될 경우 우선 관심대상 종목군은 역시 수출주와 IT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