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프트웨어 대상이 국산 소프트웨어 성공의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94년 한국정보산업연합회와 전자신문사가 공동으로 제정하면서 시작된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은 국내 소프트웨어시장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으며 국내 업체들의 기술발전에 크게 이바지해왔다.
특히 연말에 시상하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대상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한해를 결산하는 행사로 자리 매김했으며 이를 통해 국산 소프트웨어를 대표하는 제품들이 대거 쏟아졌다.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대상 수상작들은 수상 이후에 ‘반짝’인기에 머무르지 않고 탄탄대로를 걷는등 실제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작들이 대거 등장해 치열한 경합을 벌임으로써 새로운 국산 소프트웨어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2003년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대상의 상품상 부문 출품작은 2002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월간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 수상작을 비롯, 총 20개 제품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이들 20개 제품 가운데 일반사무관리 및 통신, 산업용 SW와 개발용SW, 유틸리티 등이 포함된 일반SW 후보제품이 9개였으며 게임, 교육 및 생활문화정보용 등 멀티미디어SW 부문의 후보제품이 11개에 달했다.
후보작들은 우선 서류 심사에서 제품의 매출, 수출 실적, 특허출원사항, 주요 레퍼런스 사이트 등 기술과 실적 등을 검증 받았다. 이후 종합심사위원회(위원장 황종선 고려대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치열한 토론을 거쳐 마침내 대상인 대통령상을 비롯해 최종 수상작 10개가 선정됐다.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팅크웨어의 ‘아이나비’는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제품이다. 국내 뿐 아니라 그리스에 진출, 일본업체들이 독주하던 전세계 내비게이션 시장의 개척 가능성을 보였으며 이 소프트웨어 제품으로만 8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등 그 우수성을 보였다.
테크다임의 ‘테크다임 오피스2.0’과 지앤비영어전문교육의 ‘잉글리쉬 라이프’가 국무총리상이 주어지는 금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반도체 공정 라인안의 이미지 데이터 분석을 해주는 미래로시스템의 ‘데이타 매니저’, 동화적인 캐릭터를 이용한 온라인 PC게임인 컴프로자드의 ‘체틱스’, 이기종 서버와 기관간 연계업무를 위한 EAI 미들웨어 제품인 씽크정보기술의 ‘씽크스위치’, 수학, 과학, 물리, 전자 등 수식 편집이 필요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엔파인의 ‘매쓰매직’ 등 4개 작품이 정보통신부 장관상인 은상에 선정됐다.
신지소프트의 ‘GNEX’, 테크에셋의 ‘넷토리톡2.0’,닥터소프트의 ‘쿨게이트’ 등 3개 작품이 동상 수상작으로 선정돼 각각 KT사장상, 정보산업연합회장상, 전자신문사장상을 받게 된다.
◆심사평
심사위원장 : 황종선 고려대학교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원장
대통령상을 받은 팅크웨어의 ‘아이나비’는 각종 PDA에 GPS 수신안테나와 지도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것으로 차량에 부착하거나 손에 들고 다니면서 원하는 경로를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아주 뛰어난 제품이다. 이 제품을 개발한 팅크웨어는 위치기반서비스(LBS)분야의 선두 회사로서 ‘아이나비’제품으로 PDA 내비게이션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실시간 교통정보는 물론 교통정보표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데이터의 지도를 업데이트할 수 있으며 가장 정밀한 5000분의 1 지도를 제공하는 등 탄탄한 기술력이 무엇보다 제품 성공의 밑바탕이 된 것으로 평가한다.
일반부문 금상을 수상한 테크다임의 ‘테크다임 오피스2.0’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주하고 있는 국내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에 프리젠테이션툴과 스프레드시트까지 100% 자체기술로 개발해 도전장을 낸 우수한 토종 오피스 제품이다. 제품 사이즈가 12MB(공동모듈제외)임에도 불구하고 순수 자바(JAVA)로 제작되어 윈도에서뿐만 아니라 리눅스, 맥, 솔라리스 등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재컴파일없이 하나의 제품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우수하다.
멀티미디어콘텐츠부문 금상을 수상한 지앤비영어전문교육의 ‘잉글리쉬 라이프’는 음성인식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영어학습SW로 국내최초로 학습법을 적용한 제품중 특허를 획득한 제품이다.
기존 영어학습교재가 대부분 읽기와 듣기 중심의 교육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 제품은 생각단위와 연결질문이라는 독창적인 교육법을 적용해 능동적으로 말하기 위주로 영어학습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기할 만 하다. 아울러 드라마, 영화, 뉴스, 스포츠,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학습자들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 점수를 주었다.
은상과 동상에 선정된 나머지 수상작들도 대한민국 대표 소프트웨어라는 명성에 걸맞은 기술과 실적 등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추었다고 평가한다.
◆ 대상(대통령상) 수상작 - 팅크웨어 ‘아이나비’
대통령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팅크웨어(대표 김진범 http://www.thinkwaresys.com)는 유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위치 항법 내비게이션 관련 시스템을 이용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이다. 2003년 11월 현재 직원수는 104명이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200억원이다.
강력한 공간 검색엔진과 국내 최고 정확도를 자랑하는 전국 디지털 항법지도를 보유한 이 회사는 지리정보시스템(GIS)기반 위치 및 내비게이션 유무선 솔루션과 핵심엔진 등을 개발해 국내 차량 내비게이션 솔루션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이르렀다.
팅크웨어가 개발한 차량용 내비게이션 솔루션 ‘아이나비’는 무선인터넷과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이용해 항법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PDA용 플래시 메모리방식 시스템이다. 즉 메모리카드에 전국의 방대한 지도를 저장해 PDA와 연결, 지도보기, 지도검색, 차량을 위한 경로 탐색, 대중교통을 이용한 경로탐색 등을 제공한다.
차량을 위한 경로탐색의 경우 실시간 위치 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추적시스템(GPS)을 통해 서비스된다. 무선인터넷 통신과 연계해 현재 인터넷상에서 제공되는 교통정보, 버스 및 지하철 노선 안내, 생활편의정보, 여행, 레저 정보, 기상정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아이나비 소프트웨어는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와 맵 매칭에 의한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 정확한 위치를 결정해 준다. 10초 내에 전국 모든 도로를 검색, 원하는 경로를 탐색하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교차로, 고가도로, 고속도로 등 다양한 음성 안내서비스와 명칭, 주소 검색에 의한 방대한 지점 설정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이 장점이다.
△ 인터뷰 - 김진범 팅크웨어 사장
“뜻밖에 큰 상을 받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팅크웨어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영광을 임직원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97년 회사를 설립, 3년여 간의 연구개발 끝에 ‘아이나비’라는 PDA용 네비게이션을 처음 출시했을 당시만 해도 아직은 네비게이션이라는 말조차 생소한 시절이었다. 일부 고급 차량에 네비게이션이 장착되긴 했지만 워낙 고가여서 일반인들이 이용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팅크웨어의 ‘아이나비’는 서울시내를 주행하는 택시 기사 가운데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김진범 사장이 팅크웨어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대학시절부터 위치기반 유무선 항법 제공 기술이 거대시장으로 도래할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원래 전기공학을 전공했습니다. 통신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전에 PDA는 아니지만 자동차를 중심으로 내비게이션 개발이 있었고요. 일본에도 여러번 드나들며 본격적으로 연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97년 창업 당시만 해도 벤처라는 말이 드물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더욱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도 시장 전망이 분명하다는 생각으로 매달리기 시작했다”고 김 사장은 회고했다.
김 사장의 고집스런 노력 끝에 국산기술로 ‘아이나비’가 탄생하자 시장의 반응은 놀라웠다. 방대한 지도데이타와 경로를 탐색하는 복잡한 알고리듬을 PDA라는 한정된 단말기 속에서 구동되도록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혁신도 많이 이루어졌다. 고급 제품이라는 내비게이션의 기존 인식을 과감히 깨뜨리고 생활 속에 파고 들수 있도록 노력했다.
“무엇보다도 저렴한 비용으로 네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아이나비’가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제는 네비게이션의 대중화를 위해서 노력할 생각입니다.”
김 사장은 ‘아이나비’의 후속 작품으로 휴대폰을 이용한 내비게이션인 ‘폰나비’를 개발 중에 있다.
“휴대폰만 있으면 네비게이션이 가능하고,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과정이 결코 순탄치는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술적 진보도 많았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특허도 상당수 출원했습니다.”
‘폰나비’는 현재 필드 테스트 중으로 연내에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폰나비를 지난 컴덱스에 출품해 상당한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대한 자신감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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