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거래가 인상에 전해동판업계 울상

PCB·2차전지업체들 가격저항 거세 고민

 국제 동거래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구리를 원재료로 한 LG전선·일진소재산업 등 전해동박업계는 제품가격인상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지만 인쇄회로기판(PCB)·2차전지 등 전방산업의 녹녹치 않은 가격저항탓에 울상을 짓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국제 동거래가격은 톤(t)당 지난 4월 1587달러에 비해 30%이상 인상된 2100달러를 상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제 금속거래 관련 전문분석기관인 바클레이캐피털(Barclays Capital)은 내년 동거래가격이 톤당 2238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동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일본·대만 등 주요 순동 생산국들이 그동안 생산량을 줄임으로써 공급물량이 절대 부족한데다 IT경기가 회복되면서 PCB·2차전지 산업의 전해동박 수요가 일자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동거래 가격인상을 부채질하고 있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99.99% 순동을 주원료로 한 LG전선·일진소재산업 등 전해동박 생산업체는 상반기 약 5%∼10%판매단가를 인상한데 이어 PCB·동박적층원판(CCL)·2차전지 등 전방 산업체를 대상으로 다시 판매단가 인상을 추진하고있다.

 LG전선 박동근 부장은 “생산방식혁신·운행비용 절감 등을 통해 국제 동값 인상폭을 최대한 자체적으로 흡수해왔다”며 “그러나 국제 동가격이 최고 고가를 경신하는등 연일 올라, 기판 및 2차전지용 전해동박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지경에 처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진소재산업측도 IT경기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해동박가격의 인상은 PCB·2차전지산업 전체에 미치는 파장을 우려, 최대한 가격인상을 자제해왔지만 국제 동가격폭등과 과수요 현상으로 공급단가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덕전자·삼성전기 등 대다수 인쇄회로기판(PCB) 업계는 국제 동값의 폭등으로 인해 전해동박 업계의 가격인상에 대한 입장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이제 막 IT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원자재 가격인상은 불황 탈출에 큰 짐이 돼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덕전자 한 관계자는 “동을 주원료로 한 전해동박업계가 느끼는 원가상승부담에 비해 상대적으로 PCB 재료원가 비중이 적은 가전업체 등 완성품 업체는 기존 가격 고수만을 되풀이, 우리도 PCB 납품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선 전해동박 업체의 가격 인상안을 수용할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대창·서원 등 동제품 관련 기초소재 업체는 지난 1일부터 공급가격을 10%∼15%가량 인상했거나 인상을 추진 중이다. 동 파이프 전문 업체인 풍산 등도 국제 동 가격인상과 연계, 연초 대비 약 30%가량 공급가격을 인상한데 이어 추가인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