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광고대상]한눈에 `쏙`, 품격도 `쑥`…창조의 `힘`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판매한다”

 이 말은 전통적으로 마케팅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표현해 준다.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바꿔 구매로 유도하고, 특정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일등 공신이다. 특히 마케팅 가운데서도 광고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신제품에 대한 정보나 기업이미지를 전달해주고 기업이 원하는 목적에 맞도록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유용한 수단이다. 시장경쟁이 치열할 수록, 또 IT와 같은 첨단 업종일 수록 광고경쟁이 치열하기 마련이다. 이는 올 2·4분기 전체 신문광고 금액 9431억여원 가운데 컴퓨터정보통신 부문이 1039억원을 차지, 1위를 기록한 서비스업종(1759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한데서 잘 드러난다. 컴퓨터 정보통신과 가정용전기전자, 그리고 정밀기기 및 사무기기 부문까지 합치면 2·4분기 신문광고에서의 IT광고 비중은 15%를 넘는다.

 실제로 한국광고데이터(KADD)자료에 따르면 올 2·4분기 인쇄매체에 대한 상위 10위내 광고주를 보면 가장 많은 155억여원을 지출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HP·LG전자·SK텔레콤·LGIBM PC·KT 등 IT업체들이 주류를 이룬다. HP는 컴팩과의 합병 이후 +HP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지난 2분기에만 130억원에 가까운 광고비를 지출, 광고주 순위 3위에 올랐으며, LGIBM은 경쟁사와의 비교광고에 많은 광고비를 지출한 덕에 7위에 랭크됐다.

 전반적으로 올해 광고계는 예년과 달리 침체의 연속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국내 IT경기 역시 좋지 않았고 2분기 불어닥친 급성 중증호흡기증후군(일명 사스)의 여파로 기업들의 광고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하지만 국내 광고시장의 양적인 저하에도 불구하고 번득이는 기지와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시선이나 발길을 사로잡는 광고들은 꾸준히 탄생하고 있다. 본지가 지난 9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전자광고대상’은 첨단 분야인 IT산업에서 기업의 입지를 각인시키고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하는 우수한 광고를 발굴하는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IT광고 창작물로서의 질적 가치를 높여온 전자광고대상은 해마다 늘어나는 출품작 및 관련 업계의 참여와 관심속에 IT업계의 대표적인 광고 축제의 장으로 발돋움했다.

 이같은 사실을 방증하듯, 지난 99년 제1회 전자광고대상 당시 124점이던 출품작이 2000년 146점, 2001년 153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전자정보통신 업계가 총 403점을 출품하는 참여 열기 속에 치러졌다. 지난해의 503점보다는 출품작 숫자가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IT업계가 총체적 불황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자광고대상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날로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전자광고대상의 특징이라면 ‘기능’을 호소하기 보다는 ‘감성’에 호소하고, 디지털 제품이 인간의 생활을 어떻게 바꿔나가는가를 컨셉으로 잡은 카피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에 대상을 차지한 삼성전자의 ‘소리에 미쳤다’. 이 광고는 컬러·화음을 중시하던 기존 휴대폰 광고에서 벗어나 신세대 스타들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통해 애니콜이 언제 어디서나 음악과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생활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 광고제작을 담당한 제일기획 김홍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디자인과 스타일을 중시하고음악과 춤에 열광하는 젊은 소비자에 맞는 제품을 기획해 철저하게 이들에게 맞는 문화코드를 통해 어필하겠다는 의도로 이번 광고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금상을 수상한 LG전자의 ‘디오스가 당신과 함께 지구를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는 환경문제를 당사자인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풀어나가자는 공익적인 메시지를 담아 주목을 끌었다. 그동안 LG전자가 줄곧 강조해온 ‘따뜻한 느낌’ ‘감동’을 강조한 광고다. 은상을 수상한 한국HP의 ‘슈렉을 더 자연스럽게 더 세밀하게’는 소비자들의 생활속에 스며든 HP기술을 잘 표현했다.

 대체적으로 IT업계의 광고는 2분기와 4분기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업용 시장의 경우 상반기 및 하반기 결산을 앞두고 있는데다 소비자용 가전제품 시장 역시 혼수철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지난달부터는 신문사들의 인쇄광고가 점차 늘고 있어 경기 회복의 청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이 일고 있다.

 이제 막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려는 IT업계의 발전을 위해 기업들도 마케팅 전략을 재점검해 소비자들에게 한걸음 다가가는 광고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다. 이번 전자광고대상이 IT산업 중흥의 밑거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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