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게임산업의 미래 전략

 얼마전, 한국을 방한한 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토플러는 현재 한국사회는 제2의 물결(산업사회)을 지나 제3의 물결(지식기반사회)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식기반사회의 핵심은 더 이상 제조업기반이 아닌 창의성과 지식, 문화 등 무형자산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의 창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정부에서도 지식기반중심의 10개 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해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 가운데에서도 게임을 포함한 문화콘텐츠산업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정부·학계·민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1990년대의 네트워크의 시대를 지나, 2000년대의 콘텐츠 시대를 맞이한 현재 핵심콘텐츠는 게임, 영화 등 문화콘텐츠다. 이러한 문화콘텐츠산업의 성장은 민간 및 정부부문의 투자를 확대시키고 있으며, 정부부문의 경우 여러 부처에서 게임산업 육성책을 언급하고 있다. 물론, 게임콘텐츠에 대한 관심의 집중으로 산업에 대한 투자의 규모가 늘고 있다는 점은 게임업계에 있어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이다.

 90년대 후반 우리의 게임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르기 전, 게임산업의 체계적인 지원시스템 구축을 통한 국내게임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게임산업전담지원조직을 정부부처 산하에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 수년간의 지원 노하우와 세계 주요국의 네트워트 구축을 통해, 국산게임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 속에 한국게임을 알리는 데 일조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게임산업이 주식시장의 주테마로 언급될 정도로 사업성과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깊은 세계 3대 게임강국인 일본, 미국, 유럽 등에 비하면 온라인 분야의 조그만 성과만으로 우리의 게임산업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며, 현재 우리의 세계시장점유율은 1%대로 미비하다. 오히려, 온라인분야의 성공으로 앞으로는 주요 게임선진국들로부터 견제와 공격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세계 주요시장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수립의 마련일 것이다. 게임이해관계자들의 게임산업에 대한 미시적 관점이 아닌, 거시적 관점의 전환이 절실하다. 아직까지, 게임관계자들은 내수시장에 기반을 두고 게임시장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에는 한계가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전략은 수정되어야 하며, 이제부터라도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둘째,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체계적 지원시스템의 구축이다. 게임산업이 미래국가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발표되면서 여러 곳에서 각종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지원정책을 살펴보면 과거 타 부처 유관기관에서 실시했던 내용을 포장만 바꿔 새로 발표하는 등 실질적인 게임업계를 위한 새로운 지원정책이 드물다. 이러한 모습은 결과적으로 게임산업에 대한 중복투자를 낳고 예산의 낭비와 게임업계의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다. 따라서, 게임산업지원노하우를 가진 게임주무부처를 중심으로 한 부처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명확한 역할 정립이 중요하다고 본다. 게임산업은 주관부처가 없이 새롭게 진행하는 신사업이 아니라, 최근과 같이 급성장하기 전부터 게임주무부처에서 수년간 지원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산업이다. 범부처 차원의 상호간의 명확한 역할정립 및 정해진 역할의 충실한 이행을 통한 예상낭비, 효율성문제, 게임업계의 혼란의 문제 등 중복지원으로 인해 파급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사전에 해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게임업계의 단합이다. 현재 게임관련 이익단체는 20여 개가 넘는다. 기존에는 몇몇 단체만이 있었으나, 최근 2-3년 간 게임산업이 급부상하자, 수많은 이익단체가 만들어 졌다. 게임업계의 이러한 모습은 부처의 지원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단합되지 않고 분산되어 있음으로 인한 게임업계 스스로의 비효율도 상당할 것이다. 따라서, 게임산업발전을 위한 게임업계의 단합되고 일관된 의사전달을 통한 정책수립이 있어야 한다.

 국내게임산업은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왔다. 향후 우리 게임산업이 세계시장의 중심에 서 있게 되느냐, 아니면 이대로 변방에 남느냐는 게임이해관계자들의 앞으로의 노력여하에 달려 있다. 제조업 시장을 중국에 빼앗기고 있는 요즈음, 게임산업과 같은 미래형산업 육성에 있어서, 게임산업주무부처를 중심으로 한 확실한 역할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정영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 ncysn@gameinfinit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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