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고객들의 거부감 높아
완벽한 본인 인증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는 생체인식기술이 대고객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빈발하는 금융사고에 따라 지문 등 생체정보를 이용한 본인인증시스템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생체정보 이용에 대한 이용의 거부감과 높은 단말기 가격, 보안성과 정확도에 대한 낮은 신뢰도 등으로 인해 확산이 더뎌지고 있다.
생체정보는 소유물이나 지식과 달리 도난, 분실, 위조의 가능성이 매우 낮은 동시에 휴대나 기억을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보안성과 편의성을 갖춘 매력적인 인증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에서는 지문이나 홍채 등을 이용한 인증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금융권에서는 내부 출입통제시스템에 지문인식가 정맥인식 등을 적용, 일정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고객 대상 생체인식시스템의 적용은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 현재 지문을 이용한 인증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하고 있는 우리은행, 조흥은행 등은 시행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초기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 및 마케팅도 미루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인터넷뱅킹에 대해 바이오인증을 시작한 우리은행의 경우 가입자가 3500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인증을 이용하는 고객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바이오인증이 부진한 원인은 지문인식기의 가격이 높아 고객들의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고객의 지문정보를 은행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놓고 인증시 이를 확인하는 방식이라 이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고객이 많은 점도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와함께 우리은행은 지문인식기술이 적용된 ATM도 전국 각 지점에 1대씩 총 685대를 운영하고 있으나 이용자수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의 경우에도 기업대상 인터넷뱅킹에 대해 지문인식마우스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으나 기업들의 반응이 비우호적이어서 내부 테스트만 진행하고 있는 수준이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생체정보를 외부에 저장해 놓는다는 인식때문에 지문인식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기 어렵다”며 “아직은 투자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도 선뜻 투자하기 어려울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생체인식기술의 보안성과 편리성 때문에 본인인증의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것을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금융결제원 장진성 연구원은 “미국 가트너 보고서는 생체정보인식시스템의 활성화시기를 10년 정도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뱅킹의 발달로 이보다는 더 빨리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