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 등 벤처투자 선순환 정착 목적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의 자금유치 및 신규투자 경색이 지속되는 가운데 벤처캐피털 업계가 벤처투자의 선순환을 위한 2차 펀드 시장 조성에 나서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네오플럭스 등 벤처캐피털업체들은 기존 기업공개(IPO) 이전 기업에 투자된 주식에 대한 전문투자를 목적으로 ‘프리코스닥 유동화펀드’ 결성을 앞두고 있거나 투자집행을 본격화하면서 벤처 투자의 선순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프리코스닥 유동화펀드는 기존에 벤처 등에 투입된 벤처캐피털의 지분을 인수해 IPO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한 이른바 ‘가교 펀드’다. 이 펀드는 또 투자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캐피털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나아가 신규 벤처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결성한 투자조합의 성격을 띠고 있다.
◇현황=지난 7월 프리코스닥 유동화펀드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선정된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김한섭)는 이달말까지 3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이번 펀드는 중소기업청(90억원)을 포함해 국민연금·KTB네트워크 등이 출자했으며 벤처캐피털 등이 보유한 기투자 주식의 선별적인 인수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업계 처음으로 500억원 규모의 유동화펀드를 결성한 네오플럭스캐피탈(대표 김용성)도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 그동안 IT업체를 중심으로 총 12개 업체, 126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했다.
◇배경=벤처캐피털 업계는 유동성 확보와 벤처 활성화를 위해 기업 M&A나 바이아웃(BuyOut)방식의 기업인수 등을 겨냥한 2차 펀드 시장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유동화펀드도 안정적인 투자재원 및 회수기반을 통한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 정착방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는 펀드가 활성화되면 프라이머리 시장에 4조원 규모를 투자한 창투사 등의 유동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앞서 중소기업청은 지난해말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통해 프리코스닥 유동화 펀드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전망과 과제=업계는 최근 잇따라 결성된 M&A 전문 펀드와 함께 유동화 펀드가 벤처캐피털의 자금경색을 해소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동화 펀드의 결성 및 투자가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최대주주 등의 소유주식 비율 변동제한’ 요건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개정규정은 그동안 최대주주에 한해 적용됐던 코스닥 등록 전(1년) 지분 변동 금지조항을 5% 이상 주식 보유주주로 확대해 대부분 벤처투자조합이 이 조항에 해당됨으로써 결국 이들 조합의 투자분에 대한 유동화펀드의 주식매입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