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결합서비스 경쟁 막올라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유선통신업계가 각종 융복합 서비스를 무기로 뜨거운 시장쟁탈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국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인 KT가 유무선·통신방송 융합상품을 연말부터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데이콤·하나로통신 등 후발사업자들도 내년도 핵심사업으로 유사한 결합서비스를 내세워 본격적인 파상공세를 벌일 태세다. 이에 따라 연말부터 통신시장은 성장위축세가 뚜렷한 유선사업자군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결합상품 경쟁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연내 유무선통신 복합상품인 ‘원폰’ 서비스를 출시키로 하고, 이달 중순 정보통신부에 상품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 비슷한 시기에 초고속인터넷(메가패스)과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를 묶은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하고, 현재 다각적인 마케팅 방안을 수립중이다.

 KT가 연내 출시할 원폰 서비스는 집밖에서는 이동전화(KTF)로, 가정에서는 유선전화(900㎒)로 쓸 수 있는 유무선 통합서비스며, 무엇보다 정체된 유선전화 이용량을 크게 끌어올릴 기폭제로 여겨진다.

 특히 스카이라이프와 추진중인 위성방송 통합서비스도 현재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KT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로통신·두루넷·중계유선(SO) 등 후발사업자 시장구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올 들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신규 진출한 데이콤이나 최근 경영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하나로통신도 내년에는 결합서비스에 핵심 역량을 투입, 본격적인 사업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데이콤은 디지털케이블TV 플랫폼(DMC) 사업자인 브로드밴드솔루션즈(BSI)와 공동으로 디지털TV·인터넷·인터넷전화(VoIP)를 묶은 결합상품을 내년 2월중 출시할 예정이다. 데이콤은 이를 위해 세가지 주요 서비스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통합셋톱박스를 개발중이며, 특히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소비자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또 내년중에는 유무선 결합서비스도 내놓기로 하고 현재 계열사인 LG텔레콤과 사업전략을 협의중이다.

 하나로통신도 본격적인 경영안정화가 기대되는 내년초부터는 유무선·방송통신 결합서비스에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키로 하고, SO 및 LG텔레콤 등과 사업제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처럼 유선사업자들이 결합서비스 발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시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그러나 업계 주변에서는 KT의 공격적인 선제공세로 유선시장 지배력이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며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은 KT의 시내전화와 SK텔레콤의 이동전화를 결합상품 규제대상으로 지정, 다른 서비스와 묶어 팔 경우 가격인하 등의 혜택을 줄 수 없고 상품출시를 위해서는 정통부 인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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