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초대 과학기술연합대학 총장 정명세 박사

 “내 인생의 ‘마지막 미션’으로 대학 총장직을 맡게돼 더없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남은 힘을 다 바쳐 우리 이공계 교육의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싶습니다.”

 물리학계의 큰 별 정명세 박사(61)의 경력에 ‘총장’이 추가됐다. 정박사는 22개 정부출연연이 공동 설립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초대 총장으로 1일 공식 취임했다. 총리실 산하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임기를 1년반가량 남기고 이루어진 일이다.

 평남 강서 태생으로 65년 서울대(물리학)를 나온 정 총장은 미국테네시대서 박사학위를 받고 78년 귀국한 이후 표준연구원장, 대덕연구단지기관장협의회장,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등 출연연과는 떼놓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다. 그런 그가 이젠 출연연의 숙원사업인 UST 초대 총장이란 중책을 맡아 인생의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여러면에서 기존 대학과는 차별화되는 UST의 특성상 꽤나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도 정 총장은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자신을 ‘운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도 표현했다.

  “초기 설립맴버로 참여하는 것이 이번이 세번째인데, 이것도 팔자인가 봅니다. 앞으로 열심히 할 것입니다.” 그는 69년 대한광학공업과 78년 표준연구원 창립에 참여하며 남다른 노하우를 터득한 듯 했다.

 “UST는 양보다는 철저하게 질 위주로 운영할 것입니다. 그래서 학생모집도 굳이 정원(115명)에 얽매이지 않고 일정 수준에 오른 학생만 뽑을 작정입니다. 신설 학교가 하루 빨리 자리를 잡으려면 우수한 졸업생을 많이 배출, 학교 명성을 높여 결국 좋은 인재를 유인할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 총장은 “UST는 철저한 연구 및 실험중심의 이공계 대학을 표방하는 우리 교육계와 과학기술계의 새로운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론가 보다는 산업체든 연구소든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즉시 전력용’을 양성하겠다는 게 그의 교육철학이다. 그는 “설립에 참여한 22개 출연연을 UST의 캠퍼스이자 실험실습장”이라고 했다.

 사실 UST의 출범은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출연연에 교육기능을 부여, 연구원 사기진작과 연구 결과 향상이 기대된다. 출연연 연구원 이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구원 확보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정 총장은 “박사, 소장, 원장, 이사장, 회장 등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참 다양한 호칭을 들었지만 그래도 총장이 제일 좋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중배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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