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등 서버 업체 공세에 대응
‘기업 성장의 새로운 동인을 찾아라.’
스토리지 전문 기업으로 시장에서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EMC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일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양사는 스토리지 전문 업체로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IBM, 한국HP,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과 같은 서버 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EMC(대표 김경진)의 최대 고민은 무엇보다 소수 고객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사업구조를 바꾸는 문제다. 한국EMC 하드웨어 매출의 85% 이상은 시메트릭스를 위시한 하이엔드 제품에서 나오고 있다. 이같은 매출이 국내 상위 200대 기업, 그 중에서도 십여개 고객사에 편중돼 있다.
이 때문에 한국EMC는 향후 기업성장 동인의 핵심 전략을 중형 제품 판매 확대와 중견기업 이하로 고객 저변 확대에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EMC는 매출액 500억원을 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스토리지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업종, 기업별 매출 분포를 좀더 객관화 시켜 내년 사업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는데도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본사가 인수한 레가토나 다큐멘텀과의 합병이 완료되면 이 부문 사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두개 업체의 국내 지사가 올리는 매출은 약 230여억원 수준으로 매출 기여도는 얼마 안되지만 소프트웨어 라인업이 강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채널 확대와 한국EMC가 노리고 있는 중견기업 이하로 고객 저변 확대에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대표 류필구)은 한국EMC와 목표는 같지만 세부 전략은 사뭇 다르다.
동일한 히타치 제품을 취급하는 사업자들이 늘어나면서 과거와 같은 독점적 지위를 더 이상 누리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는 상황인식에서 효성의 전략은 출발한다. 효성은 품목을 다변화하고 서버유통과 같은 신규 비즈니스를 벌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탈 히타치’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85년 미국 히타치데이터시스템(HDS)과 50대 50 투자한 합작사로 출발, 13년간 히타치 제품만을 취급해온 효성으로선 어려운 결단이 아닐 수 없다.
우선 효성은 서버와 스토리지를 함께 판매하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총판(CDP) 계약을 체결했다. 또 조만간 한국HP와도 딜러십 관계를 추가로 맺고 내년부터 서버 사업을 본격화한다. 효성은 내년부터 서버 매출 비중을 20%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넥산코리아와도 유통 계약(마스터딜러십)을 체결,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ATA 방식의 장비 판매로 스토리지 품목을 다변화시켰다. 이밖에 몇개의 국내 기업과 공동으로 비즈니스를 개발해 서버·스토리지를 공급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공동개발’ 전략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