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9만6000여명 부족.’
본지가 단독입수한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의 ‘e비즈니스 인력수급 실태조사 및 전망’ 보고서는 국가경제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e비즈니스 분야 전문인력이 태부족이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취업대란으로 곳곳에서 우수인력이 넘쳐나고 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그동안 투자가 헛되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범정부 차원의 e비즈니스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방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력 수급 실태=올해 e비즈니스 인력 수요는 88만8719명으로 예상됐으나, 공급은 79만2501명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는 엔지니어 부문이 두드러져 올해 52만6061명이 필요하며 업무관리자와 컨설턴트는 각각 35만1676명과 1만982명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공급은 엔지니어가 49만86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업무관리자(29만3248명)와 컨설턴트(8385명) 순이었다.
내년에는 수급차가 12만312명으로 올해보다 2만4000여명 증가할 것으로 점쳐졌다. 엔지니어의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력 수급차는 업무관리자가 8만645명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엔지니어와 컨설턴트는 각각 3만5168명과 4499명의 수급차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수급차 왜 큰가=이번 조사결과, 정규교육기관에 개설돼 있는 e비즈니스 관련 학과는 총 1371개로 나타났다. 대학원이 총 1005개 학과로 가장 많았으며 4년제(207개)와 전문대(159개)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대학 등에 e비즈니스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수급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공급이 업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90년대 중반부터 기업내 정보화 인프라 구축 열기와 함께 관련 e비즈니스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어졌고 이 여파로 관련 인력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e비즈니스 전문 컨설팅업체인 나라e비즈니스의 지계문 사장은 “e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업무체계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며 “기존 인력으로 대체하는 것보다는 전문 인력이 투입되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기존에 배출되거나 졸업을 앞두고 있는 인력으로는 이러한 기업의 욕구에 충족될 수 없다는 분석도 요인으로 파악된다.
한성대 홍정완 교수는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인프라인 교육기관은 많이 생겨났지만 실제로 이곳에서 배출하는 인력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력과는 수준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과제=전문가들은 기존 산업계에서 종사하는 인력들이 새로운 e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우수한 재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자상거래연구조합 사무국 송태의 상무는 “기업 입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인력은 자사의 업무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고 e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e비즈니스 관련 교육기관들의 교육체계도 산업 실무위주로 정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정부의 지원방향도 단순 인력양성이 아니라 산학협동을 바탕으로 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에 집중돼야 한다는 뼈아픈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연도별 e비즈니스 인력 수급실태와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