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지각변동 시작됐다

후발사업자 중심 시장재편 급물살

 하나로통신이 21일 임시주총에서 외자유치를 통한 독자생존의 길을 찾음으로써 향후 통신시장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법정관리에 들어간 두루넷의 진로를 비롯, 유무선 후발통신사업자군과 KT·SK텔레콤 등 통신 양강도 시장재편의 회오리속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견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후발사업자군은 정보통신부가 하나로통신의 독자생존을 통해 시장유효경쟁 환경의 실타래를 풀게 되면서 향후 세력 확장에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두루넷의 운명=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 결정은 통신시장 구조조정의 가장 큰 고비이자 첫 분수령이었다. 당장 다음 차례가 두루넷의 진로다. 두루넷은 올초 법정관리를 신청한뒤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찾지 못한채 표류해왔다. 지난 8월 매각입찰이 무산됐고 이번주 중 법정관리를 위한 자구계획을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처지다.

 그렇지만 두루넷은 이번 하나로통신 주총을 계기로 향후 매각입찰에 더욱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제2의 유선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이 통신시장의 강력한 구조조정 주체로 등장하면서 LG그룹(데이콤)은 물론, 그동안 매각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KT도 적극적인 관심을 표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초로 예정된 두루넷의 추가 매각입찰은 LG·하나로통신·KT간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통신정책 주무부처인 정통부도 후발사업자 중심의 시장구조개편에 한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하나로통신의 경영난이 표출된 오래전부터 “하나로통신이 자생할 수 있다면 두루넷까지도 인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장구도”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었다.

 정통부와 업계의 중론대로 하나로통신이 130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을 가진 두루넷까지 넘겨받으면 그동안 이어졌던 통신시장 3강구도는 KT·SK텔레콤의 2강과 LG그룹·하나로통신의 2약 체제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유무선통합=하나로통신의 독자생존은 지금까지 유선과 무선으로 각각 나뉘었던 통신시장 경쟁구도도 뒤흔들 전망이다.

 하나로통신이 외자유치를 통해 독립경영의 길로 접어들었으나, 굳이 따지자면 LG그룹이 아닌 SK텔레콤에 보다 가까워졌다는 게 중론이다. 이동전화 시장의 독보적인 지위속에 유선사업에 눈독을 들여왔던 SK텔레콤으로선 이번 기회를 통해 하나로통신에 한발 다가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 유무선통합 시장에서는 KT그룹(KT·KTF)와 SK텔레콤그룹(SK텔레콤·하나로통신), LG그룹(LG텔레콤·데이콤·파워콤) 등 신생 통신3강이 서로 물고 물리는 각축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측이 벌써부터 제기됐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하나로통신의 외자 유치는 통신시장 구조조정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조만간 유무선통합 시장을 겨냥한 선후발 사업자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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