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10년간 500억 투입 프로젝트 진행
천재 헤비급 복서 무하마드 알리, 교황 요한 바오로2세, 전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 명예를 누렸지만, 난치성 뇌질환으로 힘든 말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세계가 점차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파킨슨씨병, 알츠하이머, 간질, 기억상실증 등 각종 뇌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정보를 주관하는 뇌는 신경신호에 이상이 생기면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각종 신경성 장애를 일으킨다. 뇌에는 약 1000억개의 신경이 있으나 아직 미개척 분야가 많다. 끊임없는 연구에도 불구, 현재 정확한 기전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뇌질환은 극소수다.
그러나, IT·BT 등 첨단 기술이 신약 개발에 적극 활용되면서 난치성 뇌질환을 완전 정복하는 날이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는 무엇보다 새로운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핵심 기반기술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케모인포매틱스’(Chemoinformatics) 때문이다.
케모인포매틱스는 각종 질환에 관련되는 표적단백질(target protein)을 찾아 작용기전(메카니즘)을 규명한 다음 실제 작용하는 구조를 찾아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근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의약품 연구&개발(R&D) 과정에서 보면 유전체정보 등 생명과학정보를 정리 및 가공한 바이오인포매틱스와 임상실험의 중간 단계다.
‘Chemistry’와 ‘infomatics’의 합성어로 ‘화학정보학’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첨단 IT와 생물학적 방법을 이용, 뇌질환을 비롯한 난치병 치료제 개발 방법을 찾아내고 치료에 필요한 ‘케미컬 라이브러리’를 구축, 신약 개발 기간 및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전통적으로 신약개발 연구는 동·식물 등 천연물 또는 유기합성에 의한 화합물의 생물학적 활성검색, 전임상, 임상연구 등의 과정을 거쳐 12년 이상 걸리고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약 8억 달러가 투입되는 것에 비하면 케모인포매틱스의 기대효과는 가히 혁명적이다.
인간게놈지도 완성 발표 이후 생명과학연구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특히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로 유래된 포스트게놈 연구의 비약적 발전에 의해 신약개발의 표적인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선진국들이 앞다퉈 케모인포매틱스 기술확보와 실용화에 연구력을 집중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학계와 연구계를 중심으로 케모인포매틱스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3년전부터 KIST·숭실대·화학연구소·LG연구소 등이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특히 KIST는 ‘비전21’이란 기관고유사업으로 10년간 500억원의 연구비를 책정,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신규 표적 단백질 발굴 연구와 뇌질환 조절물질 탐색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 과제를 주관하고 있는 KIST생체과학연구부 김명수 부장은 "케모인포매틱스는 BT산업의 실사구시를 지원하는 핵심 기술"이라며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2011년경엔 뇌질환에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다수의 표적 단백질을 규명, 국내 신약개발에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제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