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들 만리장성 공략 `띵호아`

안철수연구소 필두로 올 수출 100억 예상

 국내 보안 업체들이 중국 최대 보안 전시회에 대거 참가, 본격적인 가을걷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작년 40억원 정도였던 보안 제품 중국 수출이 올해는 100억원 안팎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회장 안철수) 소속 11개 국내 보안 업체는 21일 중국 베이징전람관에서 개막된 ‘인포시큐리티차이나2003’ 전시회에 한국공동관을 만들어 외국 주요 보안 업체와 중국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중국 시장 공략에 가속도 = 과거에도 국내 보안 업체가 중국 보안 전시회에 참가한 사례는 있지만 이번처럼 국내 주요 보안 업체가 공동관을 만들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는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중국 시장 공략이 본격적으로 가속도가 붙었음을 의미한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보안 업체들은 작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3월 중국 법인을 설립한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는 상반기에 약 60만달러의 수출 성과를 올린 여세를 몰아 연말까지 150만달러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시큐아이닷컴(대표 오경수)도 상반기 60만달러 정도의 수출 실적을 거둬 올해 전체 목표 120만달러 달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인젠(대표 임병동)은 작년 30만달러 가량의 제품을 수출했는데 올해는 150만달러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이홍렬 KISIA 국장은 “몇 년 전부터 국내 보안업체들은 중국 정부 인증 획득이나 현지 협력 업체 확보 등 중국 진출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해왔는데 올해 들어 그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분석하며 “따라서 올해가 중국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특화 전략으로 승부건다 = 국내 보안 업체는 중국 시장 진출의 기반을 어느 정도 닦았다고 판단, 이제는 시장 상황과 현지 법인 역량에 맞는 특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백신 업체인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대표 권석철)는 불법복제가 많은 중국 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관리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기업용 백신에 승부를 건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 모두 각각 ‘APC’와 ‘VMS’라는 기업용 백신 관리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오재원 하우리 중국 법인장은 “중국 백신 업체는 관리 솔루션이 취약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국내 업체의 기업 시장 진출 전망은 밝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보안 업체의 행보도 빠르다. 인젠은 중국 칭화대와 공동으로 차세대 보안 솔루션인 침입방지시스템(IPS)를 개발, 이번 전시회에 첫선을 보였다. 중국 현지에서 차지하는 칭화대의 입지를 최대한 살려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현지 법인이 직접 독립부스를 마련한 케이사인(대표 홍기융)은 급증하는 이동통신 시장을 겨냥해 무선공개키기반구조(WPKI) 솔루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중국 이동통신 업체와 물밑 작업을 시작, 중국 시장에서 부가 서비스 수요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윈스테크넷(대표 김대연)은 공공기관에 보안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인 보밀국 인증을 최근 획득, 공공시장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 400여 개 채널을 갖고 있는 파운더와의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베이징 =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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