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정기’에서 섹시한 교생으로 등장해 순진한 남학생들을 꿈 속에서 헤매이게 한 김선아(28)가 이번에는 아주 망가졌다.
24일 개봉되는 ‘위대한 유산(감독 오상훈, 제작·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서 김선아는 엄마의 비디오가게 일을 도와주는 좌충우돌 ‘백조’로 열연, 또 한번의 히트 예감을 안겨주고 있다.
“내가 즐겁고 기쁘게 작업하면 관객도 즐거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위적으로 만들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 같아요. 감정이 와닿는대로 연기한 덕분에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나도 모르게 자신이 좀 거칠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그녀의 연기는 억지로 감정을 만들어내거나 꾸미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번번이 취직시험에 낙방했지만 발랄하고 화통한 성격의 미영 역이 실제 그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연기가 자연스럽다.
스크린에 예쁘게 나오고 싶은 것이 모든 여배우의 심정이겠지만 ‘위대한 유산’에서의 김선아는 예쁘고 우아한 모습은 포기한 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상스런 말을 달고 사는 것은 물론이고 이에 걸맞는 표정연기 또한 예술(?)이다. 상대역인 임창정과 취하도록 술을 마신 후 벌이는 엽기적인 행각은 관객이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 장면을 위해 김선아와 임창정은 실제로 술을 마시고 촬영에 임하기도 했다. 마신 술의 양은 김선아는 맥주 500cc, 임창정은 4500cc 정도.
또 하나 인상적인 장면은 불량배들에게 걸려들어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비디오’ 촬영을 당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김선아는 이때 눈물 콧물로 얼굴이 범벅이 된 채 온몸으로 거부하는 모습을 연기했다. 김선아는 “실제로 그 상황이 싫었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서 실감나는 장면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김선아는 이번 ‘위대한 유산’에 캐스팅되고 나서 뛸 듯이 기뻐했다고 했다. “미영 역할을 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할 것 같아 정말 욕심을 냈다”며 “즐겁고 행복하게 작업했으니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김선아가 카메오로 출연한 ‘황산벌’을 제외하고 SF물인 ‘예스터데이’, 코미디 ‘몽정기’에 이은 그녀의 세번째 영화다. 연달아 코미디 영화에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은 그는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게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코미디 연기를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김선아는 미국 인디애나주 볼스테이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방학을 맞아 한국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으며 배우가 돼 음악공부를 포기했다.
‘위대한 유산’은 한심한 백조 ‘미영(김선아)’과 백수 ‘창식(임창정)’이 우연히 함께 뺑소니 사고를 목격한 이후 사고를 일으킨 조직폭력배들에게 쫓기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로 CJ엔터테인먼트가 처음으로 직접 제작한 영화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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