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투자축소에 기업시장 `치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가 주도해온 기업용 라우터시장에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연간 6000만∼7000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국내 기업용 라우터 시장에서 시스코코리아의 독주가 계속되온 가운데 주니퍼코리아·LG히다찌·한국쓰리콤 등 최근 경쟁업체들이 기업용 라우터 제품군을 새로이 발표하고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최근 통신사업자의 투자축소로 인해 기업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앞으로 이들 업체간의 시장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업자용 라우터 사업에 주력해온 주니퍼네트웍스코리아(대표 강익춘)는 시스코 고객사들을 겨냥해 연내에 기업용 라우터 신제품을 발표하고 기존 통신사업자용 사업 외에 기업용 라우터 사업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KT 코넷 백본망에 잇따라 코어라우터를 공급하며 라우터 시장에서 시스코의 가장 강한 견제세력으로 자리잡은 이 회사는 통신사업용 라우터 시장의 여세를 기업용 라우터 시장에서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 강익춘 사장은 “기업용 라우터사업 강화를 위해 미드레인지 제품군 ‘M시리즈’와 ‘E시리즈’의 후속 제품군을 새로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3년만에 중대형 네트워크장비사업을 재개한 한국쓰리콤(대표 최호원)도 지난주 기업용 중대형라우터 ‘쓰리콤 라우터5000시리즈’ 4종을 출시하고 시스코가 주도해온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 회사는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금융결제원에 자사의 제품을 공급, 첫 사이트 확보에 성공했다. 특히 금융결제원은 금융기관망의 핵심에 해당될뿐 아니라 새로 공급된 쓰리콤 라우터가 기존에 운용중인 시스코 라우터와 함께 연동된다는 점에서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 최호원 사장은 “시스코가 주도해온 기업용 중대형 라우터 시장 진입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며 “향후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해 제품군을 보강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히다찌(대표 이기동)도 최근 라우터 신제품을 발표하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차세대 인터넷의 핵심 기술인 IPv6 분야의 강점을 앞세워 국내 기업용 라우터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스코가 주도하고 있는 기업용 라우터 시장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분야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기업용 라우터 시장에서 6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대표 김윤)는 기존 제품군의 지속적인 성능 보완과 영업 강화를 통해 기존 시장에서의 우위를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기업 고객들 사이에 시스코 라우터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며 “앞으로 고객지원 강화를 통해 선두 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