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의 PC를 최대 4∼5명이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유저 PC’가 PC제조업체들의 새로운 틈새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PC에 1인당 20만원 상당의 멀티유저 키트(전용SW+VGA카드+USB스테이션)를 장착한 다음 여러 대의 모니터·키보드·마우스를 연결시켜 하나의 PC자원을 여러 명이 공유하는 멀티유저 PC 제품이 잇따르고 있다.
멀티유저 키트는 최근 개인용 PC성능의 향상으로 남아도는 컴퓨팅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올들어 초중고교의 노후PC 업그레이드사업과 전산학원·군부대· 대학 전산실 등에 약 1만 세트가 깔리면서 경기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업체들의 틈새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PC제조업체들은 그동안 PC수요자체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은 멀티PC 환경의 확산을 꺼려왔으나 지난달부터 몇몇 PC업체들이 불황극복을 위해 PC본체에 한대에 모니터·키보드를 두 개 이상씩 장착한 멀티전용 PC제조에 나서고 있다.
삼보컴퓨터(대표 박일환 http://www.trigem.co.kr)는 지난달부터 일부 군부대와 대학, CAD학원 등에 약 800대의 멀티전용 PC를 공급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저렴한 비용으로 PC환경 교체를 요구하는 사이트가 늘면서 멀티전용 PC수요가 많아지자 안산의 데스크톱 PC제조라인에 멀티유저 프로그램 설치용 마스터HDD까지 설치하는 등 멀티전용 PC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기업용 PC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디지털월드(대표 국필종)는 국내최초로 일반소비자를 위한 멀티전용 PC 2개 기종(제품명 듀얼, 쿼드 시리즈)를 이달 중순 출시한다. 디지털월드는 두개의 모니터와 PC본체가 패키지로 된 듀얼 PC와 네개의 모니터를 연결하는 쿼드PC를 월 1000대씩 양산해 증권가, 의료계 관계자들에게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주연테크는 주요 홈쇼핑채널에서 멀티유저기반의 보급형 PC제품을 공급해달라는 요구에 따라 내년도 신제품 PC라인에 멀티전용 PC기종을 채택하는 문제로 고심하는 중이다.
또 맥스미디어코리아(대표 유성경)는 지난 7월 자사 멀티유저 키트를 조달청에 정식등록하고 행망PC시장 공략에 나서 관공서에서도 한대의 PC자원을 사무실 전체가 공유하는 전산환경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 회사 유성경 사장은 “요즘 PC사양이 높아지면서 여러명이 PC를 사용해도 연산속도에 별 차이가 없고 값비싼 SW패키지를 나눠 쓸 수 있어 멀티유저 PC환경이 대중화되고 있다”면서 향후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들이 나란히 앉아 한대의 PC를 사용하는 모습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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