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포털, 키워드 검색 `장삿속`

상당수 인기단어 광고상품과 연계

 대형 포털들이 특정 키워드에 대한 검색결과를 광고상품으로 무차별 판매하면서 검색의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특히 일부 검색광고 상품의 경우는 해당 화면에 광고라는 명확한 고지없이 마치 검색결과인 것처럼 포장돼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다음, 야후, 엠파스, MSN 등 포털 사이트들은 올들어 검색광고로 수십억∼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자 광고 상품을 2개에서 최대 5∼6개로 늘려가면서 검색광고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는 특정 키워드에 대한 검색결과 맨 상단을 질문가이드라는 광고상품으로 채워넣은 것을 비롯해 스폰서링크, 플러스프로, 비즈사이트 등 4∼5개의 광고상품을 통해 키워드 당 10만∼110만원의 비용을 받고 검색결과를 판매하고 있다. NHN은 지난 2분기에만 2000개의 키워드를 검색광고 상품으로 판매해 180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다음은 스폰서링크와 아이템링크 등 2개의 검색광고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엠파스 역시 스피드업, 길잡이, 생활광고, 홈페이지 바로가기 등 5∼6개의 검색광고를 통해 광고주 유치에 나서고 있다. MSN과 야후도 각각 스폰서사이트와 추천사이트 및 야후 스폰서라는 광고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 결과 꽃배달, 대출 등 상당수 인기 키워드에 대한 포털사이트의 검색결과 가운데 50∼80%가 광고 상품으로 채워지고 있으며 일반 검색결과는 아예 두번째 화면으로 밀려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당초 상업용 키워드에 대해서만 광고상품으로 판매한다던 NHN, 다음 등은 최근들어 강아지, 비만, 만화 등 일반 키워드에 대해서도 슬그머니 광고를 허용하면서 검색 자체의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검색사이트를 즐겨찾는 대학원생 조정우씨(29)는 “검색결과를 돈받고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검색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며 “특히 주변에서 검색결과는 두번째 페이지부터 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과도한 검색광고에 짜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일부 광고상품의 경우는 광고인지, 검색결과인지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모호한 용어를 쓰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NHN의 플러스프로 상품은 해당 화면에 광고라는 규정이 없어 마치 검색결과 가운데 연관성이 높은 사이트인 것처럼 오인할 소지를 남기고 있다. 다음의 아이템링크나 엠파스의 스피드업, MSN의 추천사이트 등의 상품도 등록안내 아이콘을 눌러야 광고임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뿐 일반 검색결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는 마찬가지이다. 한편 미국의 경우 2001년 7월 소비자단체인 랄프네이더 그룹이 당시 ‘Featured listings’, ‘Premier Listing’, Spotlighting’ 등의 애매모호한 용어로 검색광고 상품을 팔고 있던 알타비스타, AOL, MSN 등 7개 포털사를 미 연방무역위원회(FTC)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이에 FTC는 10개월동안의 조사끝에 이듬해인 2002년 6월 7개사에 보다 명확한 광고용어를 쓸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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