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스파이 영화 ‘트리플X’로 차세대 액션주자의 자리를 확실하게 찜한 빈 디젤이 스노우 보드나 인라인 스케이트, 스카이 다이빙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펼치지 않아도 스타가 될 자질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디아블로(원제 A Mam Apart)’다.
이제 그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나 실베스터 스텔론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며 20년 넘게 독야청청 액션 스타의 자리에서 군림하던 노추를 더이상 볼 수 없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뒤늦게 빛을 본 그의 나이 역시 벌써 36살이다.
율 브리너 이후 최고의 빡빡머리 스타로 기억될 그는 ‘디아블로’에서 마약계 대부 디아블로를 거꾸러 뜨리기 위해 사선을 넘나드는 강력계 경찰 ‘션 베터’ 역을 맡았다. 그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는 게리 그레이 감독은 디젤에게서 부랑아 같고 반항아 같은 사회의 아웃사이더로서의 모습과 법을 존중하는 체제의 수호자로서의 모습이라는 모순된 이중적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트리플X’ 이후 신세대 영화의 아이콘이 된 빈 디젤이라는 이름이 영화의 홍보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 ‘디아블로’는 그레이 감독의 영화다. 이미 인질협상가를 소재로 한 ‘네고시에이터’와 흑인 부랑아 소녀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셋 잇 오프’를 통해 저예산 영화로 흥행 돌풍의 위력을 보여준 전력이 있는 그레이 감독은 ‘이탈리안 잡’에 이어 빼어난 연출 솜씨로 관객들의 감정의 파고를 조절하며 영화적 긴장감을 잃지 않고 경찰과 마약상의 해묵은 대결을 재미있게 만들어간다.
LA와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 사이를 오고 가며 전개되는 마약상 소탕작전은 가령 스티븐 소더버그가 ‘트래픽’에서 붙잡고 늘어진 이야기들과는 빛깔이 다르다. 그레이는 거리에서 자라 경찰이 된 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관객들의 정서적 반응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션의 캐릭터는 완벽한 경찰로서도, 혹은 사악한 부랑아로서도 아닌, 지극히 인간적인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 아내를 살해한 범인과 맞부딪치면서 이성을 잃고 분노하는 션의 모습에서 우리들은 깊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7년동안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붙잡은 거물 마약상 루체로. 그러나 루체로가 종신형을 선고 받은 이후, 그의 마약조직을 디아블로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진 조직이 접수한다. 아무도 디아블로의 정체를 모른다. 루체로를 체포한 션은 암살조직의 습격으로 아내가 살해당하는 아픔을 겪으며 경찰 배지를 반납하게 된다.
새로운 악의 무리와 맞서기 위해 션은 감옥에 수감된 루체로를 면회한다. 루체로의 도움으로 마약조직을 소탕하는 션은 새로운 사실과 직면하게 되면서 디아블로의 정체를 파악한다.
2005년 개봉 예정인 ‘트리플X2’의 출연계약을 마친 디젤은 2005년이 되기 전에도 로마를 위협하던 전설적 맹장 카르타고의 ‘한니발’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화려한 활약을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평론가·인하대 겸임교수 s2jaz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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