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입사 16년차 황언 수석연구원(39)에겐 작은 꿈이 하나 있다. 언젠가 자신이 만든 히트 상품이 누구나 쉽게 찾는 일반 매장에서 보란듯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어린 아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다.
88년 과학원 졸업과 함께 삼성전기에 입사한 황 연구원은 처음엔 자신의 주전공인 자동제어 분야의 기술 개발 일을 했다. 90년대 후반 IT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무선랜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고조되자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당시만해도 국내 무선랜 기술력은 전무한 상태였다. 각고의 노력끝에 첫 개발품으로 내외장형 무선모뎀과 와이어리스 IP폰을 개발해 내놓았으나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
KT, 하나로 등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초고속 무선랜 시장에 뛰어들면서 다시 기운을 회복했다. 엑세스포인트(AP), 브리지, 랜카드 등 무선랜 시대를 알리는 국산 제품들이 그의 손을 통해 잇따라 개발됐다. 기술력으로나 가격 경쟁력으로 웬만한 외산 제품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제품들이었다.
황 수석은 “회사 입사 이후 지금까지 단한번도 자신의 결정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다”면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빠듯한 개발 일정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와중에도 황연구원은 종종 여행책을 벗삼아 망중한을 즐긴다. 나름대로 터득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다.
“여행에 관한 책을 읽고 눈을 감으면 사막 오지나 숲이 울창한 정글에서 누비는 자신을 발견해요. 업무상 해외 출장은 한해 수차례씩 있지만 아직까지 변변한 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죠. 비록 상상속의 여행이지만 이렇게 한번 책을 읽고 나면 현실에 보다 충실해지곤 합니다.”
그의 소망대로 무선랜이 과연 언제쯤 인기 히트상품이 되어 대형 마트에서 볼 수 있을까란 질문에 그는 서슴없이 ‘곧’이란 짤막한 말로 대신한다. “TV 냉장고 에어컨 등 일상 생활의 모든 부분이 무선랜을 통해 하나로 묶이는 홈네트워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겁니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이미 움직임이 서서히 일고 있습니다.“
그는 조만간 무선랜이 단순 통신 수단이 아닌 일상 소통의 매개물로 자리를 굳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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