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공정별 장비업체들 `정면 대결`
삼성SDI와 코오롱 등 유기EL 패널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신규 라인 구축에 나서면서 장비 수주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이 내년 4월까지 구축할 유기EL 양산라인 장비발주에 착수한 데 이어 삼성SDI도 내년 3분기 새로운 유기EL 양산라인을 증설한다는 목표 아래 장비업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증착·봉지·세정 등 공정별 장비업체들이 각각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가격협상에 착수하는 등 본격 수주 레이스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수주경쟁은 지금까지 강세를 보여온 일본 업체에 맞서 국내 장비업체들이 정면 대결하는 한·일전 양상을 보여 결과를 놓고 귀추가 주목된다.
막바지 가격협상을 진행 중인 코오롱은 세정장비를 제외한 증착·봉지 장비의 경우 일본 업체의 장비를 구입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최근 국내 업체와도 적극적인 협상에 임하고 있으며 삼성SDI의 경우 국내 업체와 핵심장비 공동 개발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핵심장비인 증착기의 경우 일본 업체로는 도키, 알박이 투톱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국내업체는 선익시스템, ANS, 디알진공 등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한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이 아직 양산라인에 핵심장비를 공급한 사례는 없으나 R&D나 파일럿 라인을 수주한 경험이 많아 기술력에서 일본 업체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며 “최근 패널업체들이 일본 업체와 가격협상이 난항을 빚자 가격뿐 아니라 장비발주 후 장비업체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고려해 국내 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유기EL 생산라인의 경우 반도체나 LCD와 달리 세정·증착·봉지 등 공정이 간단해 상대적으로 투자 규모는 적지만 일단 수주를 하면 공정별로 일괄수주(턴키) 계약방식으로 이뤄져 수주액이 적게는 50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업체 한 관계자는 “수주에 성공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매력이지만 국내 업체가 양산라인에 장비를 공급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클 것”이라며 “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유기EL시장 선점에 더할 나위없는 호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