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등 국제기구들 "스팸과의 전쟁" 선포

 스팸 메일과의 전쟁에 국제기구들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그동안 스팸메일 차단을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을 주도해온 OECD가 전세계적인 스팸 규제를 위한 각국의 연대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EC가 스팸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또한 국제 비즈니스 협의체인 ICC(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도 스팸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국제기구들의 스팸 차단 노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개별 국가들의 노력만으로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스팸의 차단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반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스팸을 차단하기 위해 투자되는 IT시스템 비용을 비롯해 스팸을 지우느라 소비하는 시간낭비와 업무방해, 나아가 비즈니스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단절 등 스팸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엄청나다. 스팸은 이미 전체 수신 메일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고 경제적 피해도 엄청나 종업원수 5000명 규모 기업의 경우 월평균 6000만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대규모 메일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웜 바이러스가 잇따라 발생, 기존의 광고성 스팸에 합쳐지면서 인터넷 트래픽에 막대한 지장을 입힌 것도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특정 국에서 발생한 웜이 인터넷 서버들을 타고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상황을 실제로 체험하면서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국제기구들이 자율적으로 스팸과의 전쟁을 잇따라 선포할 것으로 전망된다.

 EC의 기업과 정보사회 부문(Enterprise and the Information Society) 책임자인 에리키 리카넨(Erkki Liikanen)이 앞장서 스팸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내달 중 EC주재로 스팸 워크숍을 열어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는 EC가 유럽국가 사이에서 스팸 피해의 심각성과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내년 2월초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공동으로 개최키로 한 조인트 스팸 워크숍에 앞서 EC 회원국들만을 대상으로 열리는 것 이여서 회의 내용과 대응 강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지 7월3일자 1· 3면 참조>

 국제 비즈니스 협의체인 ICC(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도 최근 스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하고 인터넷 상에서 광고와 마케팅에 대한 가이드라인, 모바일 기기에 전송되는 스팸 퇴치법 등을 골자로 한 4가지 프로그램 마련에 착수했다. 이 협의체는 올해안에 프랑스 파리에서 스팸에 관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해 스팸 퇴치 솔루션과 향후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OECD 역시 스팸에 대한 지구촌 차원의 대응을 끌어 내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OECD는 내년 초 공동워크숍에서 발표할 ‘OECD 스팸 대응 현황 보고서’ 마련과 국제연구과제 발굴을 위해 전자토의를 벌이고 있다. 내년 초 보고서가 마련될 때까지 운영되는 이 회의는 전자토의그룹(EDG)을 통해 각국 담당자들이 참석, 중요한 사안에 대한 토론을 벌이게 된다. OECD는 또 내년 가을에는 한국의 제주도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원국들과 공동으로 스팸워크숍을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에따라 내년에 제정될 OECD 공동의 스팸가이드라인은 향후 범세계적인 규모의 인터넷 유해환경대응체제 구축의 시발점이 되는 것은 물론 현재 국가별로 추진되고 있는 스팸근절 입법활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