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보다 한발 앞서 제품 개발
하스퍼·세비텍·이레전자 등 국내 중소 TV업체들이 소니·마쓰시타·삼성전자·LG전자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PDP TV와 LCD TV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수출 전사로 뛰고 있다.
이 기업들은 국내 LCD 및 PDP 모듈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대기업보다도 빨리 제품 개발에 나선 데다가 중국이나 대만업체들이 갖지 못한 튜너 기술,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 등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파이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 시장에서 2∼3%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물류 부분과 제조 경쟁력만 보강한다면 플랫 TV 전문업체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LCD모니터에서 지난해에 PDP TV로 주종목을 바꾼 하스퍼(대표 성진영)는 최근 PDP 판매량이 월 3000대를 돌파했다. 전세계 PDP TV 판매량이 월 12∼13만대 정도임을 감안하면 2.5%의 시장 점유율을 이 업체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성진영 사장은 “올해 초만 해도 월 1000대에서 1500여 대를 판매했으나 주문이 크게 늘면서 최근에는 3000대를 돌파했다”며 “상반기 매출만 벌써 500억원을 넘어 하반기까지 포함하면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대기업들도 최근에야 내놓기 시작한 디지털 TV튜너 내장 제품을 이미 출시한 데 이어 텔레텍스트,EPG 등 대기업들도 충족하기 까다로운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등 대기업 못지 않은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LCD TV전문업체인 세비텍(대표 심봉천)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카시오, NEC 등 일본의 대형 전자업체로부터 연이어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카시오에 10.4인치 LCD TV를 5000여대 공급한 데 이어 이달에는 1만5000여대를 공급한다. 또 이달부터 NEC에 17인치, 23인치, 30인치 LCD TV를 약 5000여대 정도 공급할 예정이다.
심봉천 사장은 “상반기에는 약 3만여대의 LCD TV를 국내외에 판매했으나 하반기에는 7만여대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전세계 LCD TV시장에서 2∼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세비텍은 국내 한 대기업의 TV개발 인력들이 중심이 돼 설립된 회사로 디지털 TV칩세트 업체인 미크로나스의 6대 공급업체 중의 하나다.
이레전자(대표 정문식)의 상반기 PDP TV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인 53억원의 두배가 넘는 1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사상 최대인 1500대의 PDP TV를 출하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총 1만5000대의 PDP TV를 전세계에 판매, 1%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17인치, 20인치, 40인치 LCD TV를 연차적으로 출시, LCD TV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유형준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