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있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잘 모릅니다. 장애인을 고용한 기업들조차 정부가 공단을 통해 구인에서부터 이용설비 및 비용 등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관과 정책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탓이지요.”
경기도 분당의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사장 신필균 http://www.kepad.or.kr) 고용개발원에서 만난 김선규 원장(48)은 공단과 고용개발원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설명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다. 제대로 된 장애인 교육과 고용지원을 위해 정부가 상당한 액수의 기금을 마련해 설립한 공단이 있음에도 불구,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다.
공단 부설기관인 고용개발원은 지난 2000년 1월 개원해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한 관련 연구와 상담평가에서부터 교육연수와 직업 훈련 등을 관장하고 있다. 10여명의 전문 분야 연구원들이 정책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0월 김원장이 부임후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역시 IT분야다. 그는 장애인들도 IT 교육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IT야말로 장애인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일반인들과 동등하게 직업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게 해주는 최선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IT는 장애인에게 상상을 넘어서는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특히 사회로부처 고립되기 쉬운 중증장애인들에게 정보기술은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지요. 최근 들어 엔지니어링이나 콘텐츠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장애인들이 늘어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
그러나 김 원장은 장애인 고용 확대에 있어 선심성 행정은 곤란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기업에 장애인 고용을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 고학력 미취업, 청년 실업이 해를 거듭할 수록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같은 냉철한 현실 인식은 어쩌면 필수불가결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현실을 인정한 위에서 장애인 고용 확대의 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인력이 아니라 인재입니다. 특히 IT분야는 일반적인 전문지식에 더해 특화된 지식이 요구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지요. 장애인 직업전문학교들도 IT분야로 특성화해 평생교육 체제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김원장은 스스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장애인으로서 장애인 교육방법을 연구개발하고자 대구대학교에서 특수교육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구미래대학 재활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김원장은 장애인 고용촉진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정책 개발과 이의 올바른 시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고용개발원 원장에 자원, 행정가로 변신했다.
“9월은 장애인 고용촉진 강조의 달입니다. 장애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도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고 봅니다. IT기업들도 전문기술을 갖춘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사회사업 차원을 넘어 기업의 이익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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