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2.1% 늘려…국방비는 8% 증액
정부는 내년도 적자 재정을 피하기 위해 117조5000억원의 초긴축 예산을 편성한다.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은 29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2004년 예산안 편성 방향 중간보고에서 내년 예산규모(일반회계)를 올해(115조1000억원)보다 2.1% 늘어난 117조5000억원 내외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증가율은 지난 93년 13.6%에 이어 99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를 유지했고 2000년 6.0%, 2001년 11.8%, 2002년 10.5%, 올해 5.0% 등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증가율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증가율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실질의 경우 5.5%, 경상률은 8% 내외를 전제로 예상한 것이다.
예산편성 방향에 따르면 논란이 된 국방비는 올해 17조5000억원에서 18조9000억원으로 8% 정도 늘리기로 했다. 이는 GDP 대비 2.8% 수준으로 정부는 2005년에 2.9%, 2006년부터는 그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증액키로 했다.
공무원 처우 개선은 3%를 인상하되 예비비를 활용해 봉급 조정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4.8% 수준의 인상효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예산처는 이와 함께 △서민·취약계층의 생활안정과 10대 신성장동력 배양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 균형발전, 복지 등 참여정부의 국정과제 추진 △중소기업 지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에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로 했다.
세원별로는 국세 수입이 올해보다 7조2000억원 증가한 111조5000억원이며 세외 수입은 4조8000억원이 줄어 6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세외 수입은 한은잉여금 2조5000억원, 수수료 등 기타 3조5000억원으로 구성된다.
내년도 세입 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2조원의 공적 자금 상환 계획은 2005년 이후로 연기됐다.
예산처는 중기 재정 규모를 예시하고 2005년에는 8.2%가 증가한 127조1000억원, 2006년 137조6000억원(8.3%), 2007년 149조1000억원(8.4%), 2008년 161조1000억원(8.0%) 등 8%대의 증가율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봉흠 장관은 “내년 예산은 10대 신성장동력 지원 등 경기부양과 함께 재정의 건전화를 위해 균형적 재정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미래의 재정 위험 요인에 대비하기 위해 적자국채 발행없이 세입 내 세출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예산처는 내년 예산이 참여정부가 편성하는 첫 예산인 점을 감안해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국정과제 실천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앞으로 당정협의·예산자문회의·국무회의 등을 거쳐 9월 하순 정부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