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조용호, 목동저그 돌풍 예감

 “이번 시즌에는 다시 우황청심환을 먹고서라도 꼭 메이저리그 우승을 이룰거예요.”

 소울팀의 조용호(19)가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최근 MBC게임 팀리그에서 혼자 상대팀 선수를 모두 물리치는 대기록을 달성한 그는 ‘iTV 랭킹전(1일 방송분)’에서도 최다 연승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11연승을 올리며 가을시즌의 거센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조용호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프로게이머 세계에 입문, 첫해에 KTF에서 주최한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 바 있는 ‘신동저그’. 특히 지난 해에는 저그유저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던 유닛인 ‘울트라리스크’를 대량으로 뽑아 상대 진영을 쓸어버리는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내면서 ‘목동저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현재 스타크래프트 공식 랭킹 4위를 지키며 저그군단의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최대 장점은 현역 프로게이머 가운데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빠른 손놀림. 그만큼 생산력이 뛰어나고 유닛 관리능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좋다. 심지어 다른 프로게이머들도 그에게 유닛 컨트롤의 비법을 물어볼 정도다.

 최근 올킬(All Kill)이라는 기록을 세울 때도 뮤탈리스크를 활용한 그의 컨트롤은 환상적이었다. 특히 대 테란전에서 뮤탈과 저글링을 이용해 상대 유닛과 진영을 유린해 나간 컨트롤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 그러면서도 어느새 울트라리스크를 뽑아내 마무리를 함으로써 ‘GG(굿게임) 선언’을 받아내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다만 큰 무대에만 서면 바짝 긴장하는 바람에 평소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때가 많은 것이 그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단점. 우승을 향한 그의 진로를 가로막아온 최강의 ‘적’이기도 하다.

 그가 최근 진행된 온게임넷 스타리그 16강전에서 강민과 이윤열에게 잇따라 패해 탈락위기에 몰린 것은 그가 속한 조에 강자들이 몰려 있는 탓도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심한 긴장감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조용호 자신도 “연습한 대로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주변의 지적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MBC게임 팀리그에서 혼자 힘으로 팀을 4강에 올려 놓았다는 사실에 한껏 고무돼 있다. 경기에 나서기 전에 팀동료들에게 장담했던 약속을 지켜냈다는 데서 오는 자신감도 대단하다.

 이런 그를 두고 소울팀의 김은중 감독은 “원래 게임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데다 경기가 있으면 스스로 연습하고 대비하는 등 열성도 대단해 이번 시즌에는 뭔가 일을 낼 것”이라고 조용호를 치켜세웠다.

 조용호가 가을 시즌에 우승할 가능성이 높은 대회는 최근 그의 활약이 두드러진 MBC게임 팀리그와 새로운 룰로 진행하는 MBC게임 스타리그. 특히 MBC게임 스타리그의 경우 이번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로 나뉘어 보다 복잡하게 진행되는데 조용호는 이미 메이저리그 시드 배정을 받아놓은 상태라 훨씬 유리한 상태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16강전이 진행중인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는 2패를 기록한 상태라 자력으로는 8강 진출이 어려운 상태다.

 그렇지만 조용호는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강민이 이윤열을 잡아주고 내가 홍진호를 이기면 재경기를 통해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은 남아 있다”며 “16강전에서는 긴장을 많이 했지만 8강전부터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또 내주부터 본선 경기가 열리는 MBC게임 리그 전망에 대해서도 “우황청심환을 먹고서라도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겠다. 새로 추가된 2개의 맵만 잘 활용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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