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화]정책 전망-`인터넷전화 사업자제` 연내 윤곽

 인터넷전화 사업자의 지위와 상호접속, 착신번호를 정하는 사업자 제도가 올해 안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정통부는 지난해 초부터 인터넷전화 전담반을 구성, 1년반에 걸친 제도개선 작업을 통해 전반적인 이슈에 대한 점검을 끝내고 상호접속과 통화품질, 타 역무와의 관계 등 만을 남겨놓았다. 제도가 확정 발표될 경우 유무선 통신시장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예상된다.

 ◇인터넷전화 제도 어떤 형태 띠나=그간 전담반의 논의 내용에 따르면 인터넷전화는 기존 시내외 전화, 국제전화, 무선전화와는 별개의 역무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별도역무 편입은 무선사업자들의 반대가 있었다. 무선사업자들은 별도역무로 편입할 경우 주파수를 이용한 서비스가 가능해지므로 전화역무 내 편입을 주장했다. 지난해 결정된 번호체계는 ‘0N0+××××-××××’ 식별번호를 이용한다. ‘050’이 영국(05), 일본(050) 등의 번호체계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030’이나 다른 형태의 식별번호도 가능하다. 하나로통신이 요구하고 있는 시내전화번호 사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로가 이미 시내번호로 가입자를 유치했으며 많은 이용자들이 이를 찬성하고 있어 허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본의 경우도 최근 시내전화번호 사용을 허용해 국내 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간 상호접속은 데이터망간 접속을 주로 다루는 전담반의 논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기존의 체계를 따를 전망이다. 데이터망간에는 사업자간 정산하고, 데이터망과 전화(PSTN)망 사이에는 무정산 또는 정액제 적용이 예상된다. 별정사업자가 가입자망을 활용할 때는 정액제로 정산해야 한다. 데이터망과 전화망을 통합한 인터넷전화계망 개념이 도입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데이터망간 또는 데이터망-전화망 사이의 정산이 예상된다. 통화품질에 대해서는 TTA와 4개 사업자가 진행하고 있는 품질측정 시험 결과에 따라 기준이나 평가방법이 정해지게 된다.

 ◇기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인터넷전화의 등장에 따라 유선시장은 물론 무선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선의 경우 기존 시장이 전환되면서 서비스 형태에 따라 매출이 올라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나 무선사업자의 경우 기존 시장을 빼앗기는 결과도 예상된다. 최근 KISDI와 사업자가 각각 실시한 수요조사에 따르면 유선 인터넷전화의 잠재수요는 300만∼500만명이며, 시장규모는 8000억∼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더라도 기존 전화를 끊지 않겠다는 이용자가 조사대상 전체의 75%에 달해 유선전화에 대해서는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터넷전화 제도를 확정한 일본의 경우에도 2001년부터 현재까지 500만여명의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생겨났음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해 3월 기준 시내전화 가입자는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들이 예측한 가입자당 통화료도 2만∼3만원 수준으로 실현될 경우 기존 전화보다 높은 가입자당매출(ARPU)을 달성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그간 인터넷전화 조기상용화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KT도 최근 전향적인 태도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전화의 특성상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능한 점도 유선사업자들에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무선시장의 경우 유선사업자의 무선시장 진출의 활로가 뚫릴 수 있어 많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KT는 무선랜은 물론 향후 상용화될 휴대인터넷망을 통해 무선인터넷 전화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동전화에서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전화를 서비스하는 기술도 서비스개발연구소를 통해 준비 중이다. 하나로통신도 무선랜 인터넷전화를 이미 출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화 시장을 분석한 결과 무선시장의 규모가 1조원 가량의 유선시장과 비슷한 8000억원 규모에 달하고 가입자수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인터넷전화를 통한 유선사업자의 무선시장 진입을 점쳤다.

 ◇일본의 예=우리나라보다 1년 앞서 제도를 발표하고 최근 착신번호 부여를 시작한 일본의 경우 NTT가 인터넷전화로 전략을 선회하는 등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ADSL망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자를 모은 야후BB 등의 도전에 이어 가정에까지 연결되는 광통신망(HTTF)을 가진 전력회사들의 통신사업 진출로 급기야 통신공룡 NTT까지 인터넷전화로 전략을 수정, 대세가 넘어가게 된 것. 일본은 현재 500만명 이상의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생겨났으며 최근 일정한 통화품질을 전제로 시내전화번호 부여까지 허용해 인터넷전화 확산이 잰걸음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된 2007년 시장규모 7200억엔, 가입자 2273만명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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