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느껴 봐! 새가 된 기분

 막바지 열기를 더하는 늦더위를 식히기 위해 청풍명월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충북 제천의 충주호를 찾았다. 호숫가에 서면 온통 짙은 녹음으로 가득 찬 산자락이 답답했던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충주호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단양팔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초경량비행기에 몸을 싣고 유유히 하늘을 날아볼 수도 있다. 특히 충주호와 주변의 산들을 창공에서 내려다보는 비행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제천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충주댐공사로 잠길 뻔한 남한강 유역의 옛 건물들을 옮겨놓은 청풍문화재단지. 문화재단지 입구는 근처의 유람선을 타러 가는 이들이 주차해 놓은 차들까지 얽혀 꽤나 복잡하다.

 표를 끊고 단지 입구에 서면 먼저 팔영루 관문에 두 명의 포졸이 지키고 섰다. 물론 마네킹이지만 실물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단지 안에는 관아·민가·향교·고인돌·석물 등이 골고루 들어서 있다.

 날렵한 처마선이 아름다운 한벽루는 단지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옛날 청풍부 관아에 속했던 것으로 연회장으로 쓰이던 것이다. 청풍부의 동헌이었던 금병헌과 양반집의 고가, 서민의 초가집도 몇 채 구색을 맞추고 있다. 팔영루는 관문 역할을 하던 것으로 층층이 쌓아 올린 석벽과 두꺼운 나무문, 돌벽위의 누각이 그럴듯하다. 어른 1500원 ☎(043)647-7003

 금수산(1016m)은 제천시 금성·청풍·수산 등 3개 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산세가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험하다. 암릉과 기암괴석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등산하는 맛도 별나다. 무암사 주면 등산로를 따라 남쪽으로 오르면 장군바위·낙타바위·칼바위 등이 나타난다. 산 서쪽의 학현계곡에는 높이 7m의 학현폭포가 있다. 망덕봉의 남쪽으로 길게 누운 백운동 계곡에는 30m의 용담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십리계곡에 들면 쌍벽담·몽유담·와룡폭·관주폭·춘주폭·금병당·연자탑·탕당암·취적대 등 능강구곡이 펼쳐진다. 가을이 되면 산자락을 휘감아 올라가는 단풍이 장관인데 원래 백운산이던 것을 퇴계 이황선생이 가을 단풍의 절경을 본 후 비단처럼 아름답다 해 금수산으로 바꿔 불렀다고.

 능강리의 능강교 바로 옆으로 계곡이 흘러내리는데 이 길을 따라 오르면 능강구곡과 얼음골까지 닿는다. 한여름에도 바위를 들추면 밤톨만한 얼음이 보이는 능강계곡 얼음골. 계곡 입구에서 6㎞로 서너시간이 소요된다.

 충주호 주변을 여행하다보면 상공을 지나는 작은 비행기들이 있는데 바로 체험비행을 즐기는 초경량비행기다. 제천에서는 두 군데 체험비행을 할 수 있는 비행클럽이 있다. 드림항공과 블루스카이항공. 체험비행은 전문가가 조종하는 초경량비행기를 타보는 것으로 충주호 일대는 월악산과 금수산 같은 높은 산과 호수가 어우러져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우선 호수의 색깔이 무척 신비롭다. 날씨와 햇살이 비추는 각도에 따라 다르고 하늘에 구름이 호수 면에 그림자를 남기는 것도 하늘에서는 다 보인다.

 비행기는 청풍대교 주변을 훑고 청풍문화재단지·청풍나루를 지나 월악산 자락을 더듬는다. 화제의 드라마 왕건 촬영장과 청풍리조트, 금월봉 주변도 한바퀴 선회한다.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호수 위를 달리면 유람선의 단양팔경 코스와 비슷하다.

 <글·사진=전기환 여행작가>

<여행정보>

 ◇교통=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에서 597번 국도를 따라 청풍문화재단지 방향으로 달리면 충주호에 닿는다.

 ◇체험비행=체험비행은 비행경험이 없는 일반인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즉 일반인이 직접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조종교관이 조종하는 비행기에 탑승해 일정한 코스를 비행하는 것이기 때문. 또한 초경량비행기는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므로 육지의 사물을 쉽게 구별할 수 있어 스릴 만점이다. 체험비행 1회 4만원 ☎(043)643-2676

 ◇숙소=충주호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지어진 ES리조트는 콘도형, 별장형, 고성형 등 여러 스타일로 숙소가 마련돼 있다. 별장형은 있는 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단독 목조건물을 여기저기 설치한 것으로 스위스 산간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른 콘도에 비해 고급스럽고 실내 인테리어도 깔끔하다. ☎(02)50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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