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한국사(전3권) 이덕일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0세기 식민사관을 허물고 우리 선조의 대륙성과 해양성을 복원한 대중 역사서가 출간돼 화제다.
“식민사학의 가시덤불을 제거하고 우리 선조들의 역동적인 대륙성과 해양성의 조국(肇國:나라를 세움)정신을 복원하고 싶었습니다.”
일제가 남긴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21세기에 걸맞은 한국사 전체를 체계적으로 짚는 통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2001년 3월부터 집필에 들어간 지 2년 5개월 만에 ‘살아있는 한국사’의 3권을 마감한 역사학자 이덕일씨(42·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는 책 머리말에서 집필목적을 이렇게 밝혔다.
따라서 이 책의 출간은 국사학계 내외에서 다양한 고대사 논쟁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형식에 관계없이 객관성만 보장된다면 논쟁에 열린 태도로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이처럼 ‘살아있는 한국사’는 역사학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기존의 대중 역사서와 차별화되는 몇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이 책은 선조들의 대륙성과 해양성의 조국 정신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역사를 보는 관점을 달리한다. 즉 저자는 한국사 전체를 시야에 담으면서도 역사를 보는 3가지 관점을 가지고 우리 역사의 맥을 짚는다. 그는 가장 먼저 고대사를 중심으로 한국사 서술에 굳게 자리잡아온 식민사학의 잔재가 어떤 것이며 그것이 우리의 역사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이어 ‘고려시대가 고대와 조선 사이에 낀 징검다리에 불과한가’라는 문제제기를 던지면서 이상과 현실이 부딪혔던 고려시대를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과거의 중요한 역할 모델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기존 노론 위주의 역사인식법에 따른 조선 후기사에 대해 재검토를 시도했다.
이 책은 또 새로운 통사서술의 대중적 전범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 대중 역사서의 가장 큰 문제는 통사 서술 방법이 이병도의 ‘조선사대관’과 이기백의 ‘국사신론’이 간행되던 60년내에 머물러 있다는 것. 반면 90년대 후반부터 대중 역사서 기술의 전범으로 꼽혀온 저자는 △저자의 역사관이 담긴 통사 △사람과 사건이 살아있는 통사 △문체혁명으로 대중과 호흡하는 통사 등 새로운 수사의 개발로 한국사 통사 서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 책은 역사에 대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등 편집체제에 일대 혁신을 꾀했다는 점에서도 기존 역사서와 차별화된다. 우선 전 3권을 연대기를 중심으로 해 30강으로 편제하고 권역 프롤로그와 강별 도입글을 뒀다. 또 기존의 편·장·절의 목차체계에서 벗어나 전체를 30강으로 배치, 독자들이 한 달 동안 한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길고 짧은 캡션과 함께 별면의 특별 페이지를 둬 본문의 통글에서 수용하기 힘든 비주얼 자료에 대한 풍부한 해설과 함께 새로운 역사해석까지 제시했다.
저자는 고대사의 주요 쟁점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내놓음으로써 독자들의 시선을 모은다. 즉 새로운 연구성과 및 문헌, 고고학적 발굴 근거를 가지고 ‘정설’이라고 믿어왔던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그간 전체적으로 식민사학에 의해 원형이 훼손되고 망신창이가 된 우리 고대사를 복원한 것이다.
전 3권으로 출간된 ‘살아있는 한국사’는 권별로 역사를 읽는 눈과 맥락이 살아있다. ‘1권-단군조선에서 후삼국까지’에서는 고대사는 살아있는 현대사라는 관점에서 식민사관을 벗고 고대사의 원형을 복원했다. ‘2권-고려의 건국에서 조선 훈구파의 집권까지’에서는 고려시대가 고대와 조선 사이에 낀 징검다리에 불과한가? 라는 문제제기에서 시작해 대륙과 해양에서 세계를 만난 고려사를 기술했다. ‘3권-사림의 등장에서 대한제국의 멸망까지’에서는 인조반정체제를 조선시대사의 분수령으로 보고 기존 노론 위주의 조선 후기사 서술을 지양하며 민족사의 전개과정을 파악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7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8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보조배터리 내부 절연파괴 원인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상법 개정안, 野 주도로 본회의 통과…與 “거부권 행사 건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