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원피스, 빨간립스틱, 뽀글뽀글 진한 파마머리, 단순 발랄한 성격.’
영화 ‘불어라 봄바람’의 여주인공 김정은의 주요 컨셉트다. 커다란 눈에 웃음을 한가득 머금은 채 스쿠터에 커피를 가득 싣고 작은 마을을 휘젓고 다니는 다방 종업원 ‘화정’이가 그녀의 역할이다. 컨셉트만 봐도 영화의 분위기를 대충 짐작케 해준다. 마음껏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다.
지난해 ‘가문의 영광’으로 코미디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며 관객들을 쥐었다 핀 김정은이 여세를 몰아 또다시 코미디물에 등장했다. 그것도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과 함께. 올 초 그녀는 ‘나비’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하지만 흥행에는 재미를 못 본 그녀다.
‘불어라 봄바람’은 좀팽이 소설가 선국(김승우 분)이 바람처럼 찾아든 세입자 화정(김정은 분)을 만나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사랑을 느끼고 인생 자체가 변화한다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한 작품이다. ‘바람’이라는 단어는 그래서 묘한 울림과 일탈, 거친 이미지 등과 함께 영화속에서 다양한 가능성과 상상력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관객의 가슴을 요동치게 하는 선동적이고 주술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화정’은 지방 다방을 전전하다 서울 변두리 다방의 영업부장으로 스카우트(?)된 인물이다. 부산, 대전, 광주 찍고 서울에 입성한 그녀가 잘생긴 집주인 아저씨의 2층집에 세들어 살면서 사단을 제공한다.
‘아저씨, 화정이라고 해요! 앞으로 졸라 잘 부탁드립니다!’
돈 아끼느라 연애 한번 못해봤고 보일러 대신 내복을 두개씩 껴입으며 아직도 ‘삐삐’를 쓰는 ‘선국’은 그녀 덕분에 1층으로 밀려나고 되는 일 하나 없던 그의 일상은 뒤죽박죽이 되고 만다. ‘화정’은 밤마다 질펀한 술자리를 벌이고, 아까운 기름 보일러를 마구 돌려대는가 하면 순진한 문하생마저 그녀의 요상한 바람에 휘둘려 정신을 못차린다. “나 사회적으로 체면있는 사람이야. 저런 천박한 여자와 함께 살 수 없다구”. ‘선국’은 그렇게 외쳐대지만 불어오는 바람을 막지 못한다.
화면을 뒤흔드는 스쿠터는 ‘화정’의 애마다. 그녀의 스쿠터 타는 신이 적지않다. 그 때문인지 그녀는 우정출연한 ‘성지루 선생님’을 모시고 여러차례 오토바이 타기 연습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는 도로, 그것도 시장통에서 진행하는 촬영이라 스태프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슛에 들어가자 김정은은 마치 스쿠터를 오래도록 다뤄온 양 맘껏 재주를 부린다. 한손으로 핸들잡고 뒤돌아보며 ‘다방걸’의 다양한 입체 모습을 다 보여준다.
코미디물에 맞는 스타일까. 그녀는 영화 속 인물에 대한 몰입은 물론 붙임성있는 성격으로 촬영기간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해 ‘귀물(귀한 인물)’이란 소리를 듣기도 했다.
‘가문의 영광’에서 “그려, 우리집안 깡패여, 워쩔 것이여”라는 대사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 그녀가 이번에는 어떤 유행어를 들이대며 관객을 매료시킬지 그녀의 또다른 대사가 기다려진다.
9월 5일 개봉 예정.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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