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기관 기술세일즈에 적극 나서

 ‘연구개발(R&D) 플러스 비즈니스.’

 전자부품연구원·생산기술연구원 등 산업자원부 산하기관들이 중소업체의 연구개발 지원에 그치지 않고 말레이시아·베트남·중국 등 해외시장을 누비며 중소벤처업체에 현지업체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활동폭을 넓히는 데 적극 나섰다.

 특히 정부 산하기관이란 공신력를 기반으로 말레이시아 등 현지업체와의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해외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외 영업망이 부족한 중소업체의 해외 마케팅 담당을 자처하고 있다.

 이는 중소벤처업체들이 예전과 달리 기술지원보다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방안를 절실히 원하고 있는 데다 이들 기관이 보유한 부품·IT·기계 등 분야의 노하우를 중소벤처업체의 해외영업에 접목할 경우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

 전자부품연구원(원장 김춘원)은 중소벤처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협력단을 구성, 지난 4∼6일 사흘동안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텔레콤말레이시아 등 200여 현지업체를 대상으로 제품 및 기술설명회를 개최, IT에 관심이 많은 현지업체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연구원측의 기술세미나를 오후로 미루는 대신 업체의 제품 및 기술을 먼저 소개하는 등 철저하게 업체 입장에서 행사를 운영, 국내 중소업체들의 투자유치와 제품판매 활동지원에 주안점을 뒀다. 이에 따라 정밀모터·사이버교육시스템·VDSL시스템·XML 보이스솔루션 등 기술을 선보인 업체들은 현지 업체와의 활발한 상담끝에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았다.

 연구원측은 또 11월께 70여개 중소업체를 모집, 중국 톈진시 및 북방기술교역소와 공동으로 ‘한중산업기술전시회’를 개최해 중소업체의 기술력을 중국에 널리 알리고 중국 베이징에 전자산업기술협력센터를 지난달 열어 디지털TV 등 분야에서 한·중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베트남 하노이공대 정보통신학과와 함께 베트남 정부의 국책과제를 제안할 계획이며 이 대학교에 중소업체의 제품을 전시하는 상설전시관 설립도 추진키로 하는 등 중소업체의 해외마케팅 지원에 힘쓰고 있다고 연구원측은 밝혔다.

 생산기술연구원(원장 주덕영)도 10월께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제1회 베트남국제기술제품전시회’에 국내 중소업체의 제품을 전시한다. 생기원측은 이를 통해 중소업체의 기계·정밀가공 등 기술을 현지에 소개함으로써 우리 업체들이 로열티 등 기술료 수익은 물론 농업국에서 공업국을 지향하는 베트남의 미래 수요를 선점하는 기반을 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김춘원 원장은 “정부 산하기관은 연구개발 지원역할에만 머물 경우 기업이 필요로 하지 않는 등 존립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대기업에 비해 제한적인 인적·물적 자원을 지닌 우수 중소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기술세일즈로 그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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