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집약형 휴대폰 글로벌업체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최근 4, 5년간 휴대폰 메이커들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느라 몸집을 키우는 데만 열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분산경제를 통해서 수익성 위주의 기술 집약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세원텔레콤 김영순 대표이사 겸 부사장(50)은 “중견 휴대폰업체들이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소비자 요구에 맞는 틈새시장을 찾아 메이저업체들과 불필요한 경쟁을 피해야 할 것”이라며 “모듈처럼 기술 집약적이면서 범용성을 가지고 있는 사업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원텔레콤은 최근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생산기술연구소 소장이었던 김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세원텔레콤은 조직을 슬림화하고 기술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성하면서 김 부사장이 핵심인사로 부각된 것이다.
그는 대표이사로 부임하자마자 일본 2위 통신사업자인 KDDI와 CDMA 모듈 공급계약을 성사시켰다. 세원텔레콤은 이번 계약을 통해 CDMA분야의 기술력 향상은 물론 텔레메틱스 및 무선데이터 통신사업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일본 이동통신시장 진출로 세원의 기술력을 공증받게 됐다”며 “앞으로 서비스업체뿐만 아니라 PC와 가전업체들과도 협력을 통해 모듈사업을 전략적 비즈니스로 키워갈 것”이라고 했다.
중국업체들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중국업체들의 시장진입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전제한 그는 “한국은 오랫동안 휴대폰 기술을 축적해 중국업체들이 단숨에 쫓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은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는 구도를 만들면 양측이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97년까지 삼성전자에 근무하다 미국에서 무선통신회사를 창업하는 등 국내 휴대폰 분야에서 손가락에 꼽는 전문가다. 김 부사장은 신제품 개발 등 주로 연구개발(R&D) 부문을 총괄하며 해외시장 개척을 담당하는 홍성범 회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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