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지난 4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열린 남측 3인과 북측 3인의 실무협의자간의 ‘합의서 이행 등을 위한 실무협의’에서 큰 틀의 방송교류 일정과 내용 등에 합의함으로써 세부 사항만 합의한다면 남북 방송사에 또하나의 큰 획을 긋게 된다.
우리 정부의 방송설비 대북지원, 대구 유니버시아드 방송중계 협력, 방송인 학술토론회 및 방송영상물 전시회 개최 등의 합의는 실질적인 남북 방송교류의 물꼬를 튼 셈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북 방송설비 설치완료를 전제로 한 합의여서 이행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가 있다. 일부 방송장비는 전략물자로 대북반출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합의의 의미=그동안 이루어진 방송사 차원과 달리 이번 방송교류는 정부차원의 우리 방송위원회와 북의 조선중앙방송위방송위가 합의하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국제행사인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남북이 방송중계에 긴밀한 협조를 약속해 실제 우리가 제작한 방송물이 직접 북에 송출된다면 문화적 측면에서의 남북교류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밖에 9월중 개최키로 한 방송인 학술토론회 및 방송영상물 전시회도 남북 방송기술과 실제 콘텐츠를 남북이 열린 공간에서 교감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남북 방송교류 이행의 난관=남축이 북측에 설치키로 합의한 방송설비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남측이 북측에 설치키로 합의한 방송설비 중 일부가 전략물자로 분류돼 남북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국제협약에 따라 대북반출이 불가능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전략물자로 분류된 방송설비는 광저장장치영역네크워크(SAN:Storage Area Network)의 시스템운용체계(OS)인 새너지(SANergy)와 파이버채널(FC)스위치 두개 제품이다.
우리측은 전략물자를 제외한 50여개 방송설비를 조속한 시일내에 북측에 제공키로 했다. 그러나 전략물자 중 FC스위치는 유사제품으로 대체할 경우 전략물자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공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새너지는 SAN 관련물품의 특성상 대체물품 역시 전략물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공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북측은 SAN 관련물품이 방송시스템의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반드시 제공해주길 바라며 국제협약 등의 문제로 해당물품 제공이 어렵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국제협약보다는 민족간 협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해당 설비의 중요성을 감안해 남측이 제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주길 요청했다.
◇향후 전망=남북대화의 특성상 언제 바뀔지 모르는 북측의 입장과 북측이 요구하는 방송설비 중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제품을 제공할 수 없을 경우 실제 합의한 교류가 이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방송위는 지난해 8월 남북 방송교류·협력을 위한 합의서 체결이후 남북이 꾸준히 실무협의를 진행해왔으며 실무 협의내용이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분위기에서 조율이 진행중이어서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방송위 남북방송교류추진위원회 성유보 위원장은 “앞으로 세부 조율이 남아있긴 하지만 큰틀에서의 합의를 이룬 상황이기 때문에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방송위 한 실무 관계자도 “문제가 되는 방송설비 부분에서도 북측이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분위기며, 다만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AI돌봄로봇 '효돌',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 선정...조달청 벤처나라 입점
-
4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5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6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7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8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9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