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수출 효자제품인 CRT모니터의 국내 생산이 올해를 기점으로 중단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모니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국내 CRT모니터 생산라인 해외이전을 완료한데 이어 한솔LCD, 이미지퀘스트, 오리온전기 등도 연내에 CRT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등 국내 CRT모니터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이처럼 국내 CRT모니터 생산이 크게 줄어들면서 브라운관, 브라운관 유리 등 관련산업의 해외이전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국내에 있던 마지막 CRT모니터 제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 5월부터는 국내 CRT모니터 생산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 회사는 국내 수요량을 중국공장에서 수입중이며 LCD모니터의 경우에도 17인치 이상의 대형 제품만을 생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LCD(구 한솔전자)는 지난달 충북 진천에 위치한 마지막 모니터 제조라인을 태국으로 이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CRT모니터 제조라인, LCD모니터 제조라인 각각 1개씩을 이전한데 이어 이번에 국내에 남아있던 LCD, CRT모니터 복합 제조라인까지 이전함으로써 국내 모니터 생산을 마감하게 됐다. 한솔LCD는 모니터 라인 이전으로 빈 공간을 백라이트유닛(BLU)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국내에서는 BLU 생산만 할 예정이다.
이미지퀘스트도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국내 CRT모니터 생산라인을 연내에 중국 톈진법인으로 모두 이전키로 했다. 이미지퀘스트는 기존 CRT모니터의 생산이 국내와 중국으로 나뉘어 있던 방식에서, 국내 생산 CRT모니터의 금형을 7월부터 중국공장으로 이관하는 절차에 들어가 올 12월이면 모든 CRT 모델이 중국에서만 생산되게 된다. 또한 기존 13개 CRT 모델을 신모델 중심의 주력 판매모델들로 재편할 예정이다.
최근 법정관리 개시결정이 내려진 오리온전기는 최근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아예 CRT를 포함한 모니터 제조·판매 등 모니터 관련 사업을 접기로 했다. LG전자는 아직까지 국내에 1개 제조라인을 구비해 CRT 및 LCD모니터를 수요에 따라 생산중이나 궁극적으로는 해외이전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PC경기 위축으로 모니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생산으로는 도저히 가격 경쟁력을 구비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CRT모니터뿐만 아니라 LCD모니터 생산도 급속하게 해외로 이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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