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이버범죄의 심각성이 갈수록 커지자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이는 사후약방문식 임기응변이나 미약한 과태료 처분만으로는 사이버범죄의 예방 및 근절 효과가 전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검경과 정통부 및 산하기관은 물론 국가정보원까지 나서 사이버범죄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북한에 대한 찬양 등 이적표현물을 공공연히 게시하고 불법으로 북한 주민과 접촉한 웹사이트 3∼4곳을 적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통해 공식 시정을 요구한 데 이어 이들 단체의 이적성을 판단키 위해 조만간 해당 웹사이트 운영단체를 구속수사할 방침이다.
정부가 웹사이트의 이적성 게시물을 문제삼아 해당 사이트 운영자를 구속수사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햇볕정책으로 인해 웹사이트를 통한 북한 주민과의 접촉이 공공연히 이뤄져온 상황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또 해외에 서버를 두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도박사이트로 인해 연간 빠져나가는 외화가 3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라고 보고 이의 대책으로 도박자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반드시 거치게 돼 있는 결제업체(Payment Gateway)의 결제를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정통부 정보이용보호과 관계자는 “방안 확정 후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올해 안에 시행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운영하는 한글 도박 및 음란사이트와의 접속을 아예 차단하는 방안으로 국내 주요 ISP사업자에게 해당 사이트 IP를 국제관문에서 차단토록 요청하고 있다. 특히 최근 차단요청 목록을 대폭 확대해 연초 100여개에 불과하던 것을 340여개(음란 300, 도박 40)로 늘린 상태다. 또 ISP업체의 사이트 차단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ISP협회를 통해 약관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의 음란사이트 접근을 막기 위해 성인사이트의 홈페이지 첫화면에 19세 이하 이용불가 마크를 화면 전체를 덮을 정도의 크기로 게재토록 하고 맛보기사진을 제공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또 시스템 해킹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시도를 막기 위해 보안시스템 도입과 공인인증서 이용을 의무화했다.
이밖에도 P2P사이트(소리바다)나 스트리밍서비스(벅스) 등 불법복제 조장이나 저작권 침해 범죄에 대해서는 사이트 폐쇄조치와 함께 해당업체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하기도 했으며, 스팸발송자에 대한 과태료를 대폭 인상키로 하는 등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강력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강력 대응이 당장은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건전한 사이버 이용문화의 저변확대 없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래한국연구실 황주성 실장은 “건전한 사이버 이용문화를 확산시키려는 범국민적 노력과 함께 사이버공간의 건전화를 도모할 수 있는 학문적, 정책적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업계, 학계, 언론, 시민단체 등과 손잡고 추진중인 e클린 코리아 캠페인을 통해 건전한 사이버문화 확산에 힘쓰는 한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래한국연구실을 주축으로 사이버공간의 미래상과 대응방법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작업에 착수했다.
또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을 통해 사이버범죄사범 교화사업에 착수, 지난 6월부터 서울보호관찰소 남부지소와 공동으로 사이버범죄사범을 대상으로 사회봉사와 인터넷중독성 검사 등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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