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저녁 6시 두루넷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이 주간사인 삼성 KPMG 컨소시엄에 의향서를 제출했다. 관심을 끌었던 KT는 최종적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LG그룹과 직간접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두 회사가 인수에 참여함에 따라 두루넷 매각 1차 시도와 유선시장 재편성은 일단 LG그룹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인수에 참여한 두 회사는 2002년과 지난해 각각 한두 차례씩 두루넷 인수협상을 벌이다가 자금여력 부족 등을 이유로 결렬된 바 있어 이번 인수전도 쉽게 결말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결국 LG그룹의 유선시장 재편 의지와 인수협상이 지지부진해질 경우 유선시장 독점 반대 여론에 막혀 인수에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는 KT의 진입이라는 두 개의 변수가 두루넷 매각과정에서 의미있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협상 1라운드=인수협상이 결렬된 바 있는 데이콤과 하나로 입장에서는 일단 인수대상인 두루넷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점이 지난 인수전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다. 데이콤과 하나로는 기업간 이해관계가 부딪힘에 따라 인수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지난해와 달리 채권단이 인수협상 주체가 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로 관계자는 “이제는 채권단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는 만큼 협상이 새로운 양상을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정관리 돌입에 따른 부담도 크다. 지난 인수협상은 자산 부채인수(P&A) 방식으로 진행돼 부채부담만 떠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지만 제3자 인수의 M&A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인수에는 자금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워콤 매각 대금 부담과 부채상환 부담을 안고 있는 데이콤과 하나로의 자금부담은 지난해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이번 협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두루넷 인수를 통한 유선시장 재편의지를 가지고 있는 LG그룹의 영향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KT, 일단 관망=KT는 “두루넷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겠다. 그러나 인수협상이 결렬돼 두루넷이 표류할 경우 인수할 수도 있다”는 공식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일단 관망하는 입장이다. 인수의향서가 마감됐다해도 인수에 참여할 길은 여전히 열려 있기 때문에 KT의 참여는 여전히 남아 있는 변수다. KT로서는 유선시장 독점사업자에 대한 경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나설 필요는 없지만 여론이 개선되는 추이를 보며 인수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 내부에서도 “LG그룹이 인수해 시장을 재편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과 “자금력을 가진 KT가 인수하는 것도 대안이 아니겠냐”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어 KT의 인수가능성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협상의 칼자루를 채권단과 주간사가 가지고 있는 만큼 한발짝 물러설 수밖에 없는 입장인 두루넷측도 KT 변수가 계속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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