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회사들을 중심으로 짜여졌던 국내 경영·정보기술(IT) 컨설팅 시장에 지각변동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 후발주자들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최근들어 외국계 컨설팅회사의 핵심 인력이 창업 등을 통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같은 후발 진영의 등장과 득세는 지난해부터 몰아닥친 대형 다국적 경영·IT컨설팅업체간 인수·합병의 후폭풍과 맞물려 이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 후발주자는 지난해 말 PwC컨설팅이 사라진 뒤 IT컨설팅업계가 혼전양상을 띠고 있는 틈을 타 덩치를 키우고 컨설팅 영역을 확대해가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후발업체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메타넷컨설팅’. 지난해 하반기 IBM에 회사를 넘기기까지 PwC컨설팅코리아를 국내 IT·종합컨설팅 업계 선두에 올려 놓았던 최영상 메타넷 사장은 내달까지 경영전략·IT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넷컨설팅’(가칭)을 전격 출범시키고 컨설팅 시장 재진출을 선언할 예정이다.
경영프로세스 혁신·인수합병 관련 컨설팅을 목표로 한 메타넷 컨설팅은 초기 컨설턴트 30명 규모로 출발한 뒤 점차적으로 최대 100명까지 늘릴 방침이어서 옛 PwC컨설팅을 포함한 다국적 컨설팅회사 컨설턴트들의 연쇄이동이 점쳐지고 있다.
메타넷 최영상 사장은 특히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대표를 맡는 것을 뼈대로 하는 양사간 제휴협상을 하반기중 추진한다는 계획이어서 이 제휴가 성사될 경우 다국적업체 일변도의 시장판도에 큰 파장을 몰아올 것으로 예측된다.
외국계 전략·경영컨설팅회사 출신이 주축이 된 전략컨설팅회사인 네모파트너즈(대표 최성호)도 최근 네모솔루션즈컨설팅(대표 김문호)을 내세워 다국적 IT컨설팅회사에 도전장을 던졌다. 20여명 규모로 출범한 네모솔루션즈컨설팅은 최근 중견 전자부품·금형회사인 재영솔루텍의 사업전략 개발과 ERP구축 컨설팅에 착수했다. 또한 IBM비즈니스컨설팅서비스를 제치고 KT의 6시그마 경영혁신 프로젝트를 따냈다.
김문호 사장은 “전략·인사관리·6시그마 부문 컨설팅 관계사들을 교두보 삼아 IT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현재 KT를 포함해 10여건의 IT마스터플랜 수립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컨설팅시장에 진출한 오픈타이드코리아(대표 이후연)의 경우 최근 액센츄어와 경쟁해 CJ그룹 웹사이트 통합전략 프로젝트, 삼성전자 상용공조부문 중국진출 전략수립 2차프로젝트 등을 수주했으며 조만간 에버랜드의 구매전략 프로젝트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또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캡제미니언스트&영과 공동으로 글로벌 화장품 제조회사의 아태지역 CRM시스템 구축프로젝트 수주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사업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오픈타이드코리아는 이미 PwC컨설팅 출신의 컨설턴트를 추가 영입해 인원을 150명으로 늘린데 이어 연말까지 최대 200명까지 인력을 확대키로 했다. 올해 매출도 작년보다 30% 신장한 270억∼3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LG CNS의 컨설팅사업부문 엔트루컨설팅의 행보도 주목된다. 사장 직속으로 편입된 엔트루컨설팅은 현업부서에 대한 ISP수립 컨설팅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략그룹 조직을 앞세워 IT전략과 마케팅·프로세스혁신·구매전략 분야로 영역을 새로 확대하고 있다. 인력도 공공·금융을 포함한 7개 산업그룹 70명과 솔루션그룹 90여명의 컨설턴트를 포함해 230명에 달하며 연말까지 30명을 더 충원키로 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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