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G D램 양산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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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이번 기가(Giga) D램 양산은 300㎜ 웨이퍼에 0.10미크론(㎛) 공정을 도입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과시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D램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앞선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된다.

 특히 세계 D램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을 제치고 90년대 중반 이후 16메가, 64메가, 256메가, 1기가에 이르기까지 4세대 연속으로 개발과 양산에서 모두 ‘세계 최초’의 깃발을 꽂음으로써 독주체제를 굳히게 됐다.

 또한 인텔(CPU)이나 마이크로소프트(OS) 같은 각 분야의 리더들과 대등하게 시장을 먼저 정의하고 개척한다는 데서 진일보한 면을 찾아볼 수 있다. D램 업계는 1기가 DDR D램이 아직은 수요가 한정돼 있지만 2∼3년 후에는 D램의 주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고 삼성은 한발 먼저 나선 것이다.

 ◇‘기가 D램 시대’ 개막=80년대 도시바·NEC 등 일본 업체들이 D램 개발과 생산에 앞장서 있을 때만 해도 D램의 집적도는 4메가도 채 안되는 수준이었고 응용시장도 저성능 PC에 한정돼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우리나라 산·학·연이 독자기술로 64MD램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시장개척에 나선 90년대 중반 이후 D램은 속도와 집적도의 한계를 뛰어넘어 워크스테이션·서버·게임기 등으로 응용분야가 확대되면서 기가시대를 꿈꾸게 됐다.

 이번 기가 D램은 96년에 삼성전자가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으나 시장이 없어 고심하다가 IT의 발달로 기존 데이터 저장의 서버기능이 통신, 금융, 군사 등으로 확대되면서 대용량, 고품질의 1기가 D램이 7년여 만에 상용화됐다. 삼성전자는 4기가 D램도 2001년도에 개발,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앞선 기술개발과 기술표준화, 양산 등을 통해 마이크론이나 인피니온, 하이닉스 등 후발그룹보다는 적어도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앞서 있다는 주장이다.

 ◇D램 세대교체 예고=물론 1기가 DDR D램은 블레이드 서버 등 시장이 국한돼 있고 올해 시장규모도 9000만달러 정도로 미미한 상태다. 더욱이 이번 제품이 같은 집적도의 낸드형 플래시메모리와 비교해볼 때 가격이 10배 정도로 비싼데다 PC시장의 주력 D램이 256메가 DDR400인 것과 비교한다면 아직까지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고성능 PC가 512메가로 바뀌어나가고 있고 자체적인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으로 오는 2005년께는 일반 PC에도 1기가 DDR D램이 채용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 삼성을 비롯, 하이닉스반도체·도시바·인피니온 등도 관련 제품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기가급 세대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이번 DDR266 1기가에 이어 DDR333, DDR400, DDR2 등 고속제품으로 기가급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1기가 DDR D램이 내년에는 삼성전자 단독으로 20억달러, 후발업체들이 가세하는 2005년에는 75억달러로 크게 성장해 2007년에는 121억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터퀘스트 관계자는 “고집적 D램에 대한 수요의 확대로 2007년에는 기가급이 넘는 D램이 전체시장의 절반에 육박해 급격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