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형 플래시메모리 구득난 가중

 낸드(NAND·데이터저장형) 타입 플래시 메모리의 공급부족으로 각종 정보기기업체들이 가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기기의 보급 확대로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대용량 낸드 타입 플래시 메모리를 중심으로 공급이 크게 달리고 있다. 수급 상황이 악화되자 낸드 타입의 메모리 모듈 가격은 한달 사이 30%까지 급등, 128MB 모듈이 2만5000원대, 256MB 모듈이 5만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물량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이 내놓은 권장소비자 가격은 128MB가 18달러, 256MB가 36.5달러 수준이나 아시아 현물시장에서는 128MB가 25달러, 256MB가 45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는 디지털카메라, USB 저장장치, MP3플레이어 등을 중심으로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삼성전자·도시바 등의 생산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대만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고정 거래처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 플래시 메모리 구득난은 가중되고 있다.

 MP3플레이어, USB 저장장치 등을 생산하는 국내 정보기기업체는 플래시 메모리를 주문하고도 한달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며 공급량도 주문 물량의 50∼60%에 그치고 있다. 특히 생산 규모가 작아 고정 거래선이 없는 영세업체는 메모리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USB 저장장치 생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올라가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며 “이마저도 물량을 구하지 못해 생산 차질까지 빚어져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급등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메모리 대리점도 물량 확보가 어려워 비상이 걸렸다. 메모리 유통업체는 삼성전자의 공급량 만으로는 고객 주문을 맞추기 어려워지자 해외 스폿시장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지만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삼테크 배윤탁 이사는 “삼성전자·도시바 등 제조업체들도 고객 주문량의 50∼60%선밖에 충족시키지 못할 정도로 수급 불균형이 가중되고 있다”며 “대리점들도 고정고객 위주로 제품을 공급하다보니 상당수 주문량을 놓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제조업체들의 뚜렷한 증산계획이 없는 만큼 3분기까지는 구득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3월 이후 플래시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졌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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