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소니의 이번 제휴는 각각 ‘무선인터넷사업 강화’와 ‘마이크로소프트 견제’라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소니의 기대와 달리 KT가 아직 확실하게 소니쪽에 기운 게 아니어서 KT를 사이에 둔 소니와 MS의 주도권 잡기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T-소니, 왜 제휴했나=KT는 이번 공동마케팅으로 차세대 주력사업인 무선인터넷(네스팟) 가입자를 추가로 5만명 이상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이를 통해 무선인터넷 주력사업자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확실한 게임 마니아를 확보한 소니를 통해 세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소니 역시 한국의 최대 네트워크사업자와 제휴함으로써 초기단계인 디지털엔터테인먼트와 홈네트워킹 등으로 MS를 견제할 수 있게 됐다. 게임사업 측면에서도 소니는 온라인게임에 밀려 상대적으로 미흡하던 콘솔게임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T와 MS, 결별 수순 밟나=KT가 소니와 협력키로 하면서 KT의 전략적 제휴사인 MS와의 관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KT가 MS와 지분관계 외에도 ‘포괄적 사업제휴’를 맺은 상황이다.
소니는 MS에 비해 뒤늦게 시작했음에도 KT와의 게임사업 협력을 이끌어냈다. KT가 향후 MS와 결별할 것이라는 관측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KT측은 소니와의 협력은 오는 11월까지 한시적인 ‘공동 마케팅’일 뿐 제휴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MS가 ‘X박스’ 온라인 버전을 출시하면 또한번 협력사업을 펼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KT 관계자는 “소니와의 공동마케팅은 배타적인 협력이 아니다”면서 “매우 제한적이고 한시적인 형태가 될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럼에도 불구 KT와 MS가 결별까지는 아니더라도 제휴관계가 전면적으로 재검토될 것이라는 관측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MS가 당초 3%의 지분(5억달러)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방식으로 투자할 당시만 해도 서로의 필요에 의해 포괄적 사업제휴를 추진했으나 지금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3년간으로 정해진 KT와 MS의 제휴관계는 올해말에 종료된다. KT로선 관계를 더욱 지속시킬 것인지 정리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KT 관계자는 “제휴관계가 소멸되면 최대 6000억원 이상의 상환부담이 생기지만 MS 입장에서 당장 털어낼 수 있겠느냐”면서 “제휴관계 연장은 물론이고 여러가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게임시장의 반응=게임업계는 소니가 국내에서 50만대의 PS 게임기를 판매하는 등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번 협력으로 후발주자인 MS와의 격차를 더욱 벌일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소니가 네트워크 게임이 가능한 PS2를 대대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MS는 그동안 X박스가 가정용 비디오게임기를 기반으로 한 PS2에 비해 네트워크 기능이 우수하다면서 하반기에 선보일 X박스라이브로 소니에 뒤진 판도를 단숨에 뒤집을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X박스 판매실적이 아직 미진해 MS의 특단의 마케팅 대책이 없는 한 KT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KT가 소니와 단순 마케팅으로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하더라고 추후 제휴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AI돌봄로봇 '효돌',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 선정...조달청 벤처나라 입점
-
4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5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6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7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8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9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