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최고급형 그래픽카드 2종-제품리뷰

 ◇ATi 레이디언 9800 프로

 전통적인 붉은 기판의 ‘레이디언 9800 프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이는 ‘레이디언 9800 프로’는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 기존 레이디언 9700의 R300 코어 대신 R350 코어를 쓰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R350 코어는 기술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칩세트는 아니다. 기존 R300 코어를 최적화했다고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지포스FX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점이던 셰이더(Shader) 명령어 제한을 거의 무한대로 확장했고 여기에는 F버퍼를 이용한다. F버퍼는 일단 한 번 처리된 중간 데이터를 임시저장하는 것으로 나머지 명령어가 입력되면 셰이더의 다음 과정을 처리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셰이더의 물리적인 길이에 취약한 레이디언 시리즈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게 해준다. 덕분에 실질적으로는 거의 무한대의 셰이더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레이디언의 또다른 특징은 메모리 관련 효율을 끌어올려 성능을 높였다는 것이다. 덕분에 최적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같은 0.15μ의 비교적 구형 공정임에도 불구하고 클록 속도는 55㎒ 올린 380㎒로, 메모리는 30㎒ 올린 340㎒로 각각 업그레이드했다. 덕분에 이론적으로는 10∼20% 정도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메모리는 DDRⅡ가 아닌 DDR를 쓰고 있다. 이는 DDR로 충분한 메모리 대역폭을 갖추고 있어서라기보다 DDRⅡ가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신 2.8㎱라는 빠른 속도로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레이디언 9700이나 9800 모두 256비트의 메모리 버스를 쓴다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무려 22.4Gb/s라는 엄청난 메모리 대역폭을 갖추고 있다. 물리적으로 늘어난 메모리를 좀더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하이퍼Z(Hyper-Z)Ⅲ라는 메모리 관리기술도 더했다.

 커패시터 하나 하나에 매직으로 낙서를 해놓은 듯한 흔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부품을 일일이 꼼꼼하게 테스트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최고급 제품 치고는 전원부가 그리 특출하지 않다는 것도 눈에 들어오는 특징. 실제 칩세트와 메모리를 빼고 나면 별다른 부품을 찾아보기 힘든데 이는 코어 안쪽에 TV 인코더와 DVI 출력을 위한 TMDS 트랜스미터 등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지포스FX 5900 울트라

 엄청난 크기의 쿨러가 인상적인 ‘지포스 FX 5900 울트라’

 코드명 ‘NV35’로 알려진 지포스 FX 5900은 엔비디아가 최근 내놓은 고성능 그래픽카드다.

 성능은 좋지만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온 DDRⅡ 메모리대신 보다 현실적인 DDR 메모리를 쓰고 있다. 대신 128비트의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256비트로 늘렸다는 것은 시장이 원하는 현실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언제나 올라만 가던 클록을 오히려 조금이지만 낮췄다는 것은 소음과 발열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것이다.

 기술적인 특징은 지포스FX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연산 유닛 셰이더의 프로그램 능력을 크게 확장하고 보다 복잡한 셰이더 프로그램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고급 3D그래픽의 추세인 셰이더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CPU처럼 명령을 스케줄링하는 장치도 더했다. 한편으로는 고정적인 하드웨어로 처리되도록 제거하고 프로그래머블을 위해 GPU의 기본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했다는 것도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아키텍처를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클록과 효율을 실현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능력을 높이면서 동시에 성능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의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영화 수준의 그래픽을 꿈꾸며 이를 위해 가장 근본이라 할 수 있는 GPU부터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바로 지포스FX며, 이런 기술력의 집약이 바로 FX5900 울트라다.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것은 파이프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래 FX5800의 경우 8개의 픽셀 렌더링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텔리샘플기술이다. 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앤티 알리아싱과 고품질 그래픽을 보여주는 비등방성 필터링(Anisotropic)을 적용할 때 움직이는 데이터의 양을 줄이는 데이터 압축기술의 하나다. 보통 깊이를 표시하는 Z축 값만을 압축하는 데 비해 FX5800이나 FX5900의 경우 컬러 데이터까지 압축할 수 있다. 덕분에 약 4대 1의 압축효율을 갖춰 다른 그래픽 코어에 비해 훨씬 넉넉한 대역폭을 갖추는 효과를 얻게 된다. 여기에 버텍스 프로세싱의 강점을 갖고 있는 것도 여전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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